'홀드백' 기간도 점점 짧아져⋯"SO 매출 변동과 연동하고 이행 시기 3년 걸쳐 조정"
[아이뉴스24 서효빈 기자] "방송 채널 사업자들이 여러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콘텐츠를 중복 공급하는 멀티호밍 전략을 사용하고 짧은 홀드백 기간을 적용하면서 유료방송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들의 멀티호밍 방식과 규모에 따른 콘텐츠 대가 산정 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
황용석 건국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방송학회 주최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체계 및 대가산정 기준 마련 필요성' 특별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국방송학회가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유료방송 콘텐츠 거래체계 및 대가산정 기준 마련 필요성' 특별세미나에서 패널들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서효빈 기자]](https://image.inews24.com/v1/9964ac24c94a7b.jpg)
OTT가 유료방송과 동일한 콘텐츠를 빠르게 확보하면서 유료방송과의 차별성이 사라지고 있으며, 시청자들이 접근성이 높은 OTT로 이동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황 교수 연구팀이 발표한 '방송채널 사업자의 멀티플랫폼 유통 실태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분석한 1455개 주요 방송 프로그램 중 43.71%(636개)가 두 개 이상의 OTT에 중복 공급됐다. '나는 솔로', '무엇이든 물어보살', '연애의 참견' 등 일부 인기 콘텐츠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쿠팡플레이 등 다섯 개 이상 플랫폼에서 동시 제공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황 교수는 "유료방송의 독점적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OTT 중심의 플랫폼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방송프로그램(콘텐츠) 공급자의 협상력이 증가하고 있으며, 플랫폼 사업자 간 전략적 대응과 정책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콘텐츠가 OTT에 전달되기까지의 '홀드백' 기간도 점점 짧아지고 있다. OTT 주요 3사(넷플릭스·웨이브·티빙)의 홀드백 기간 분석 결과, 전체 프로그램 중 약 90%가 방영 당일 또는 1~2일 내에 OTT에서 제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웨이브와 티빙은 퀵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을 통해 방송 직후 실시간 콘텐츠를 빠르게 제공하며, 지상파는 웨이브 중심, 종편과 tvN 계열은 티빙을 중심으로 퀵 VOD를 제공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료방송 사업자들은 콘텐츠 사용료 부담이 경영상 어려움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콘텐츠 대가산정 기준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의 콘텐츠 사용료 지급 비율이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방송 매출 감소가 지속될 경우 유료방송 산업 자체가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정호 호서대학교 교수는 "적용할 수 있는 배분 기준이 불명확하고 콘텐츠 사용료 총액 관리가 불가능한 현 구조에서는 방송사업 지속이 어렵다"며 "타 유료방송 대비 과도한 콘텐츠 사용료 비율을 조정하고, SO의 방송 매출 증감에 따라 콘텐츠 사용료를 산정하는 새로운 대가산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효빈 기자(x40805@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