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밀양시 내일동의 ‘향촌갈비’. 양념 소갈비 150g에 3만 원, 양념 돼지갈비 200g에 1만4000원이다. 김도언 작가 제공 김도언 소설가 낙동강과 밀양강이 만나고 영남루의 고풍스러운 처마 아래로 밀양의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밀양아리랑의 구성진 가락에는 이 땅을 살아온 사람들의 애환과 흥취가 배어 있다. 그 밀양에 보석 같은 갈빗집이 하나 있다. 경남 밀양시 내일동 밀양아리랑시장 안쪽 골목에 자리한 ‘향촌갈비’다. 이 집을 처음 찾은 이라면 음식보다 먼저 건물에 마음을 빼앗길지도 모르겠다. 100년 넘은 고택을 식당으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기둥과 서까래, 세월의 흔적을 품은 목재들이 식당 안팎에 남아 있다. 구옥이 안겨주는 정취는 묘하다. 문을 열고 들어서는 순간 바깥의 소란스러운 시간이 잠시 멈추는 듯하니까. 스러져가는 고택을 사람들이 찾아와 밥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생활공간으로 되살려 놓았다는 점에서 향촌갈비의 풍경은 각별하다. 이 집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갈비다. 숯불 위에서 익어가는 양념갈비는 한국인이 오랫동안 사랑해 온 음식의 정석이라고 해도 좋다. 고기에 스며든 달큼한 양념향이 숯불의 은근한 불향과 만나면 식탁 위로 군침 도는 냄새가 피어오른다. 향촌갈비의 대표 메뉴는 양념 소갈비와 돼지갈비인데, 달고 짠 양념이 지나치게 앞서지 않고 고기 본연의 맛과 어우러지는 것이 매력이다. 그래서 좀처럼 물리지 않는다. 필자가 먹어본 갈빗집 가운데 세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향촌갈비는 숯불에 잘 익힌 고기를 올려놓을 수 있도록 반으로 가른 대나무통을 제공한다. 잘 익은 갈빗살이 푸른 대나무통에 놓인 모습을 보면 그 맛이 느껴지는 듯하다. 음식은 혀보다 눈이 먼저 맛보는 법이다. 이처럼 작은 아이디어가 미각을 즐겁게 한다. 이 집에서 고기만큼이나 인상적인 것은 밑반찬이다. 대개 갈빗집의 반찬은 고기의 맛을 돋우는 조연에 머물기 마련인데, 이 집은 다르다. 백김치부터 오이무침, 감자샐러드, 곤약, 겉절이, 깻잎절임, 쌈까지 하나하나 정갈하게 차려낸 모양새부터 눈길을 끈다. 마치 특급호텔의 조식 뷔페처럼 깔끔하고 단정하다. 자극적인 맛으로 입맛을 사로잡기보다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음식마다 제 색깔을 잃지 않도록 손질한 느낌이다. 고기를 먹기 전 반찬에 먼저 젓가락이 가고, 갈비 한 점을 먹은 뒤 다시 반찬을 찾게 된다. 주인공인 갈비를 돋보이게 하면서도 결코 존재감을 잃지 않는 조연들이다....
100년 고택에서 나는 불향… 밀양 골목서 만난 갈비의 품격 [김도언의 너희가 노포를 아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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