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이 거센 돌풍이 불어 낯선 땅에 착륙했다든지, 망망대해에서 방향을 잃고 외딴 섬에 표류하게 되었다든지, 시공간이 뒤틀려 새로운 행성에 도착했다든지. 낯선 곳에서 홀로 남겨져 살아남아야 하는 이야기들이 참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마션을 참 재미있게 봤습니다. 화성에 홀로 남겨진 우주비행사가 제한된 자원과 지식으로 살아남아 지구로 귀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불과 몇 달 전, 저한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 글에서는 서비스 개발자였던 제가 플랫폼 조직으로 이동하면서, 낯선 환경을 이해하고 저만의 일하는 방식을 만들어간 과정을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플랫폼 행성에 떨어졌습니다 여느 조직이 그렇듯 제가 속한 조직에도 올해 몇 차례 조직개편 폭풍이 지나갔습니다. 지금껏 3년 가까이 프론트엔드 개발자로 배달의민족의 B마트, 배민스토어 서비스를 개발해 왔던지라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제 팀 이름에는 서비스가 아닌 플랫폼이라는 글자가 있었습니다. 분명 옆자리에 있어야 할 디자이너, PM, 데이터 분석가들은 보이지 않고, 주위엔 온통 서버 개발자들이 저를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이 낯선 행성에 떨어진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저 혼자는 아니었습니다. 한 명이 더 있었고, 그렇게 둘이서 프론트엔드 영역을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팀에서 다루고 있는 제품과 도메인은 낯설었고, 당장 내일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일단 플랫폼 행성은 어떤 곳인지부터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2. 감자도 심고 로그도 심어봅시다 플랫폼이란 여러 서비스와 조직에 공통 기능과 규칙을 제공하는 기반입니다. B마트와 배민스토어처럼 상품을 판매하는 배달의민족 커머스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플랫폼이 필요합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속한 팀이 담당하는 것은 커머스 서비스의 전시(Display) 운영을 지원하는 전시플랫폼입니다. 상품을 어떤 고객에게, 어느 시점에, 어떤 영역에서, 어떤 혜택을 적용하여 제공할지 설정할 수 있는 사내 MD, 마케터, 사업 운영과 같은 운영자들이 사용하는 전시어드민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어드민에는 50개 정도의 메뉴가 존재합니다. 매우 많습니다. 각각의 메뉴가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지는 코드를 살펴보면 알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어떤 조직에서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 실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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