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작 씨 말랐다…최악 위기 극장가, 여름 텐트폴로 살아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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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작 '미임파 8'·'미키 17' 300만 턱걸이…337만 '야당' 1위

'전독시'·'좀비딸' 韓 주요작 내달 개봉…'F1'·'쥬라기 월드' 등 외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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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키 17' 속 한 장면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올해 상반기 극장가에서 흥행이 기대됐던 대작들마저 줄줄이 고배를 마시면서 영화계가 코로나19 이후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극장가 최대 성수기이자 주요 작품이 잇따라 개봉하는 여름 시장에서 침체한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영화계에 따르면 올해 전체 개봉작 중 가장 흥행한 영화는 지난 4월 개봉한 한국 영화 '야당'(337만여 명)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 영화로는 '악인전' 이후 6년 만에 300만 관객을 돌파하면서 초봄 극장가의 숨통을 틔웠다.

그러나 영화계는 '야당'의 이 같은 깜짝 흥행에도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메가 히트작'이라 할 만한 영화가 씨가 말랐기 때문이다.

작년 상반기만 해도 '파묘'(1천191만여 명), '범죄도시 4'(1천150만여 명) 두 편의 천만 영화가 나왔고 '인사이드 아웃 2'(879만여 명) 등 할리우드 영화도 흥행에 성공했다. 2023년 같은 기간에는 '범죄도시 3'(1천68만여 명), '엘리멘탈'(723만여 명), '스즈메의 문단속'(557만여 명) 등이 극장가를 휩쓸었다.

반면 올해 상반기에는 흥행이 거의 확실시됐던 영화들도 쓴맛을 봤다.

봉준호 감독의 할리우드 SF 영화 '미키 17'은 경쟁작이 전무하다시피 한 독무대에서도 301만여 명을 모으는 데 그쳤다. 톰 크루즈 주연의 액션 프랜차이즈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미션 임파서블 8') 역시 누적 관객 305만여 명을 기록 중이다. 평일 관객 수가 1만명 대로 떨어지고 예매율 역시 하락한 만큼 더 이상 대대적인 관객몰이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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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 속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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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 임파서블 8'과 '미키 17'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뒀지만, 올해 개봉작 흥행 순위에서는 각각 2·3위에 올라 있다. 300만명을 겨우 턱걸이한 작품들이 그나마 흥행한 축에 들었다는 의미다.

흥행 상위권에 오른 다른 작품들을 살펴보면 200만명대를 기록한 영화는 '히트맨 2'(254만여 명), '승부'(214만여 명) 두 편뿐이다. 100만명대 작품도 단 네 편에 불과하다.

한 배급사 관계자는 "아무리 영화가 잘돼도 300만명이 한계라는 상황이 참담할 뿐"이라며 "시사회 후 예상 성적을 내부적으로 공유해 보면 평범한 작품일 경우 50만∼80만명, 좀 괜찮은 작품이다 싶으면 150만명 정도로 점치는 분위기"고 설명했다.

또 다른 배급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20∼2021년 영화 시장이 떠오른다. 코로나19 이후 최악의 위기"라며 "최소 500만명의 관객을 부를 만한 '강력한 한 방'의 영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텐트폴(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대작 영화) 등 주요 영화가 나오는 다음 달 극장가에 영화계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코로나19 이후 성수기와 비수기 경계가 흐릿해지는 양상이긴 해도 방학과 휴가가 몰리는 여름철은 여전히 극장가 대목으로 꼽힌다. 배급사들은 가장 흥행할 만한 '비기'(비밀 무기) 같은 작품을 이 기간 개봉하는데, 올해도 쟁쟁한 작품들이 관객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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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제작비가 약 300억원으로 추산되는 대작 '전지적 독자 시점'이다. 한류 스타 이민호를 비롯해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 2·3', '사내맞선' 등으로 입지를 넓힌 안효섭, 글로벌 걸그룹 블랙핑크의 지수 등 젊은 관객에게 인기 있는 배우들이 출연한다.

원작인 동명 웹소설이 세계적으로 히트한 작품인 데다 강력한 팬덤을 갖고 있다는 점은 흥행에 유리한 대목이다. 누적 조회 수 1억회를 넘긴 작품으로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 일본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으로 연재됐다.

영화는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만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더 테러 라이브'(2013), 'PMC: 더 벙커'(2018) 등으로 대작 연출 경험을 쌓은 김병우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조정석이 주연을 맡은 '좀비딸' 역시 기대작 중 하나다. 지난해 여름 최고 흥행작인 '파일럿'에서 여장남자 역으로 큰 웃음을 안겼던 조정석이 1년 만에 들고 돌아오는 새 코미디 영화다.

이윤창 작가의 동명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작품은 좀비가 된 딸 수아(최유리)를 지키기 위해 극비 훈련에 돌입한 '딸바보' 아빠 정환(조정석)의 이야기다. 조여정, 이정은, 윤경호 등 조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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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좀비딸'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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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는 최근 개봉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강형철 감독의 한국형 히어로물 '하이파이브'와 동명 애니메이션의 실사 영화 '드래곤 길들이기'가 극장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하순부터는 굵직한 해외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좀비 시리즈 '28일 후'의 3편 '28년 후'는 오는 19일 극장에 걸린다. 2편 '28주 후'(2007) 이후 18년 만에 나오는 속편이다.

'28일 후'의 주인공 짐 역을 소화한 킬러언 머피가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했으며, 대니 보일 감독이 다시 한번 메가폰을 잡았다. '28일 후'에서의 일이 있은 지 28여 년이 지난 때를 배경으로 섬 안에서 철저히 격리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 변이 바이러스가 번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며 겪는 이야기가 담겼다.

브래드 피트가 레이싱 선수로 등장한 'F1 더 무비'는 오는 25일 관객을 찾는다.

최고가 되지 못한 베테랑 드라이버 소니 헤이스(브래드 피트)가 최하위 팀에 합류해 천재적인 신예 드라이버와 함께 일생일대의 레이스를 펼치는 모습을 그렸다. '탑건: 매버릭'(2022)에서 숨 막히는 질주감을 선사한 조셉 코신스키 감독의 신작이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 4편 '새로운 시작'은 다음 달 2일 개봉한다. 쥬라기 공원의 비밀 연구소가 있는 지구상 가장 위험한 섬에 들어가게 된 특수 작전 전문가 조라(스칼릿 조핸슨 분)와 고생물학자 헨리(조너선 베일리)의 모험을 그린다.

이 밖에도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엘리오'(6월 18일 개봉), DC 스튜디오 히어로물 '슈퍼맨'(7월 9일), 미국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킨 한국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7월) 등이 격전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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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F1 더 무비'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rambo@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13일 07시0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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