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노이드로 공장 이끄는 SI 기업…AI 시대 주역으로 뜬다

4 days ago 3

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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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전산실에서 출발한 시스템 통합(SI) 기업들이 제조·물류 현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IT 구축을 넘어 로봇과 설비가 실제 작업을 수행하는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산업 현장 자동화의 주도권을 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공장 자동화 사업 확장…M&A도 활발

2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LG CNS, 포스코DX, 롯데이노베이트 등 대기업 IT 계열사들은 로봇과 공장 자동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피지컬 AI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그룹 내부 시스템 구축에 치중됐던 사업 구조가 다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휴머노이드로 공장 이끄는 SI 기업…AI 시대 주역으로 뜬다

LG CNS는 최근 미국 로봇 기업 ‘덱스메이트’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이번 투자는 LG의 벤처캐피털 계열사 LG테크놀로지스벤처스를 통해 이뤄졌다. 덱스메이트는 다리 대신 바퀴를 적용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이족보행 대비 안정성과 공급 속도에서 강점이 있다. 양팔로 15㎏을 들어올리고 한 번 충전으로 20시간 이상 작업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다.

LG CNS는 이 로봇 하드웨어에 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산업 현장에 즉시 적용 가능한 자동화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앞서 투자한 로봇용 거대언어모델(LLM) 스타트업 ‘스킬드AI’의 기술을 접목하고, 여기에 LG가 축적해온 제조·물류 데이터를 결합해 공장 자동화와 물류 작업 효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휴머노이드로 공장 이끄는 SI 기업…AI 시대 주역으로 뜬다

포스코DX 역시 피지컬AI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DX는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페르소나AI에 약 200만달러를 투자했다. 포스코그룹의 제철·이차전지 공정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사·이송·물류 등 반복 작업을 로봇이 수행하도록 한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유통·물류 현장을 중심으로 로봇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유니트리 로보틱스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해 매장과 물류센터에서 실증을 진행하고, 자체 AI 플랫폼을 결합해 운영 자동화를 추진한다. 단순 도입을 넘어 로봇을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는 ‘서비스형 로봇(RaaS)’ 모델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 그룹 시스템 구축 회사→AI 주역

이들 SI 기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데이터·운영 경험·통합 역량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SI 기업들은 오랜 기간 그룹 계열사의 제조·물류 시스템을 구축·운영하며 공정 흐름과 데이터 구조를 축적해왔다. 업계에서는 피지컬AI 경쟁의 승패가 ‘현장을 얼마나 이해하고 빠르게 자동화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점에서 SI 기업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로봇용 AI 모델 개발에 집중하는 가운데 SI 기업들은 실제 산업 현장에 이를 적용하는 ‘라스트 마일’ 영역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차별화된다. 구글·엔비디아 등이 범용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안 SI 기업들은 공장과 물류센터 시스템을 설계·운영하며 현실적인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다만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산업 현장마다 공정이 달라 표준화가 어렵고, 초기 도입 비용 대비 투자 회수 기간(ROI)이 길다는 점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로봇과 AI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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