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이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방식으로 개발한 담도암 치료제가 임상시험에서 치료 효과를 입증받았다. 유한양행의 폐암 치료제 ‘렉라자’에 이어 세계 무대에 진출할 국산 항암 신약이 탄생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독의 파트너사인 미국 컴퍼스테라퓨틱스는 담도암 2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토베시미그’가 ‘파클리탁셀’과 병용 투여한 임상 2·3상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진행성 담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에서 두 치료제 병용요법의 객관적반응률(ORR)은 완치 환자 한 명을 포함해 17.1%로 나타났다. ORR은 항암제 투여 후 치료 반응을 보인 환자의 비율을 뜻한다. 반면 대조군으로 쓰인 파클리탁셀 단독 투여에선 ORR이 5.3%에 그쳤다. 환자의 질병이 진행된 정도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종양 크기가 20% 이상 증가한 것을 나타내는 진행(PD)지표에서 두 치료제 병용요법은 16.2%였다. 파클리탁셀을 단독 투여했을 때는 42.1%에 달했다.
토마스 슈츠 컴퍼스테라퓨틱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2차 표준치료로 사용되는 폴폭스(4.9%)와 비교해 ORR이 훨씬 높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토베시미그가 2차 표준치료로 자리매김할 것을 믿는다”고 말했다.
토베시미그는 한독이 국내 바이오기업 에이비엘바이오에서 기술을 도입한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상업화 권리는 미국 바이오벤처 트리거테라퓨틱스에 이전했고, 이 당시 500만달러 규모로 트리거테라퓨틱스에 지분투자를 했다. 이후 트리거테라퓨틱스는 나스닥 상장사 컴퍼스테라퓨틱스에 인수됐다.
담도암은 췌장암 다음으로 치료가 까다로운 암종이다. 5년 내 생존율이 29.8%에 불과하다. 조기 진단이 어렵고 수술 후 재발했을 때 쓸 수 있는 치료제가 많지 않아서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세계 담도암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기준 35억8000만달러 규모다.
컴퍼스테라퓨틱스는 연내 최종 임상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임상 결과가 성공적일 경우 이르면 2026년 한국과 미국 시장에서 상업화한다는 목표다. 김영진 한독 회장(사진)은 “이번 임상에서 확인된 토베시미그의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라며 “담도암 환자의 치료 선택권을 넓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