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선 우버도 안 되는데"…무인택시 웨이모, 美서 운행지역 대폭 확장 [송영찬의 실밸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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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3.12 08:01 수정2025.03.12 08:02

사진=웨이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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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로보택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자율주행차 자회사 웨이모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의 첫번째 로보택시 운행에 시동을 걸면서다. 한발 더 나아가 이미 상업운행을 시작한 미국 3개 대도시에 이어 연내 10개 도시에서 시범 운행에 나선다는 계획도 내놨다. 아마존(죽스)과 테슬라 등 경쟁 업체들도 연내 시장 진입을 공언하며 로보택시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실리콘밸리 로보택시 수요 선점 노려

사진=웨이모 제공

사진=웨이모 제공

11일(현지시간) 웨이모는 자사 본사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를 비롯해 로스알토스, 팰로앨토, 서니베일 등 4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사업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4개 도시는 실리콘밸리를 구성하는 핵심 도시들로, 서비스 지역은 총 27제곱마일(약 70㎢)이다. 웨이모는 이 지역에 거주하는 일부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작한 뒤 향후 일반에 서비스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사스와트 파니그라히 웨이모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실리콘밸리는 웨이모가 시작된 곳이자 본사가 있는 곳”이라며 “이곳에서 완전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를 시작하는 건 특별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주요 테크기업들의 본사가 밀집해있는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상업용 로보택시 서비스가 시작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웨이모를 비롯해 죽스와 테슬라 등 주요 로보택시 업체들은 실리콘밸리를 테스트베드 삼아 시범운행은 진행하면서도 이용 대상은 자사 임직원으로 한정해왔다. 웨이모는 대신 2022년부터 실리콘밸리 중심부에서 약 60㎞ 떨어진 샌프란시스코에서 상업운행 서비스를 시작했다. 웨이모는 향후 두 운행 지역을 연결해 인구 약 300만명의 샌프란시스코만(灣) 광역권 전체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알파벳은 웨이모에 향후 수년간 56억달러(약 8조10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웨이모는 지난해 10월 시리즈C에서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호로위츠(a16z), 피델리티, 실버레이크 등이 참여한 가운데 56억달러를 유치했다. 웨이모가 지금까지 총 유치한 자금은 110억달러가 넘는다. 이를 바탕으로 웨이모는 최근 서비스 지역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2020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첫번째 상업운행을 시작한 뒤, 2022년 샌프란시스코, 지난해 로스앤젤레스(LA)로 서비스 지역을 늘려나갔다. 현재 웨이모의 운행 건수는 주당 20만건에 달한다.

서비스 지역 확대를 위해 ‘적과의 동침’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웨이모는 샌프란시스코와 LA 등지에선 고객 유치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공유차량 업체 우버와 전략적 제휴를 선언했다. 이를 통해 올해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텍사스주 오스틴과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는 우버 앱을 통해 자사 로보택시를 호출할 수 있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사업 지역을 대폭 확대한다.

아마존, 테슬라도 곧 참전...3파전 굳어지나

사진=죽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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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선점한 웨이모를 겨냥한 경쟁업체들의 참전도 가시화되며 미국 로보택시 시장은 3파전 양상으로 굳어지고 있다. 먼저 아마존의 자율주행차 사업부 죽스는 연내 라스베이거스에서 첫번째 상업운행을 시작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죽스는 현재 샌프란시스코 일대와 라스베이거스, 시애틀 등에서 자사 임직원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행을 실시하고 있다. 웨이모와 차이가 있다면 죽스는 자체 제작한 로보택시 차량으로 승부수를 던졌다는 점이다. 죽스는 당초 재규어 ‘아이페이스’를 사용하는 웨이모처럼 라이다(LiDAR) 및 레이더 센서와 카메라 모듈을 장착한 도요타의 ‘하이랜더’ 차량으로 시범운행을 진행해왔지만, 상업운행은 자체 생산한 네모난 박스 모양의 ‘죽스’로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는 오는 6월을 자사 로보택시 서비스의 기점으로 못박았다. 현지 테크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미 실리콘밸리와 텍사스주 일대에서 모델Y 등 자사 기존 차량 모델로 완전자율주행(FSD) 시범운행을 계속하고 있다. 첫번째 로보택시 서비스 지역은 자사 본사가 위치한 오스틴이 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6월 오스틴에서 출시하는 유료 서비스는 운전자가 감독하지 않는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연내 미국의 많은 지역에서 FSD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로보택시 서비스로 수익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웨이모가 포함된 알파벳의 기타 사업부는 지난해 11억7400만달러(약 1조7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적자 규모는 2023년(8억6300만달러)과 비교해 36% 늘어났다. 기타 사업부는 웨이모와 바이오 사업부인 베릴리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적자의 상당 부분을 웨이모가 차지하고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다만 이 업체들은 적자를 감수해서라도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로보택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7억7000만달러였던 글로벌 로보택시 시장은 2034년 1889억1000만달러로 70배가량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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