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미래의 팬에게 보내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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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미래의 팬에게 보내는 약속

어린이는 단지 ‘어린 존재’가 아니다. 어른이 된 우리가 잊었을 뿐 아이들은 그들만의 감성과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단순한 시청자가 아니라 자신만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기억하고, 언젠가 이야기를 직접 써 내려갈 미래의 창작자다. 그렇기에 어떤 장면이든 어린이의 마음에 오래 남는다면, 그 자체로 시대를 초월한 서사의 시작이 된다.

이번에 새로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엘리오’는 열한 살 소년의 눈높이에서 말을 건네는 작품이다. 부모도, 친구도 없이 자신을 지구의 이방인으로 여기며 살아가던 소년 엘리오가 낯선 우주로 떠나 특별한 친구 글로든을 만나고, 처음으로 ‘진정한 연결’을 경험하게 된다. 엘리오의 여정은 마음 둘 곳을 찾는 수많은 아이에게 속삭인다.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너의 감정은 충분히 소중하다고.

‘누구를 위해 이야기를 만드는가’라는 질문의 끝에는 언제나 ‘다음 세대’가 있어야 한다. 디즈니는 아이들의 마음에 오래 남을 화면 속 한순간을 위해 항상 치열하게 고민해왔다. 어린이에게는 상상력과 공감을 일으키는 스토리를, 청소년에게는 정체성과 성장의 여정을 비추는 서사를 전한다. 100년 전, 월트 디즈니가 최초의 장편 애니메이션을 제작했을 때에도 그 안에는 웃음과 감동, 그리고 꿈꾸는 아이들을 위한 따뜻한 시선이 담겨 있었다.

우리는 단지 감동적인 이야기를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미래의 팬들과 함께 자라며, 그들이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경험을 설계하고 기회를 확장하는 것이야말로 엔터테인먼트 기업의 진정한 역할이라고 믿는다. 디즈니에게 미래 세대는 단지 잠재적인 소비자가 아니라 함께 성장하며 세상을 바꿔나갈 동반자다. 언젠가 그들이 우리가 들려준 이야기를 기억하며, 그다음 장을 써 내려가리라 믿는다.

이 믿음은 스크린 너머에서도 이어진다. 아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건네기 위해 우리는 오늘도 진심을 다한다. 가수가 꿈인 난치병 어린이의 소원을 이뤄주고자 영화 ‘위시’의 사운드트랙을 함께 녹음하고, 전국의 난치병 어린이와 가족 200여 명을 초대해 다 같이 영화를 보며 꿈과 희망을 노래했다. 환아들도 즐겁게 뛰어놀 수 있도록 병원에 놀이터를 마련하고, 청소년이 미래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웹툰, 영상 등 창작 교육도 지원하고 있다.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은 한 세대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진짜 이야기는 다음 세대의 손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를 지닌다. 오늘 우리가 그리는 한 장면, 남기는 한 줄의 대사가 작은 존재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이윽고 더 큰 이야기로 피어나 세상에 울림을 줄 것이다. 우리가 전하는 약속은 바로 그 순간을 위한 것이다. 미래의 팬에게 보내는 오래되고 다정한 약속을, 우리는 오늘도 지켜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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