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AI와 금융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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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에세이] AI와 금융 패러다임

요즘 기술이 정말 빠르게 변한다는 사실을 인공지능(AI) 발전을 보고 새삼 깨닫는다. AI는 인공신경망 연구를 거쳐 딥러닝 과정으로 성장하다가 2016년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우리의 관심에서 잠시 멀어졌다가 2023년 어느 날 갑자기 챗GPT라는 낯선 이름으로 생성형 AI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챗GPT가 세상에 나오기 전까지 AI는 산업적 관점에서 연구 대상이었지 생활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생성형 AI는 일상생활에서 조언자 역할을 하며 친구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디지털전환(DX)이라는 용어가 대세였으나 지금은 AI전환(AX)이 뜨고 있다. 금융업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상담 기능을 하는 챗봇, 투자 상품을 추천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이상 거래 탐지 및 의심 거래 보고, 대출 심사, 대안 신용평가 모형, 자금세탁 방지(AML), 고객확인의무(KYC)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분야에 AI를 도입했다. 특히 내규 검색, 업무 보조 등 직원의 내부 업무 효율화를 높이는 데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손님 상담에서 리스크 관리까지 업무 전반에 걸쳐 AI 침투율이 높아지고 있다.

금융회사가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선 AI 침투율이 높아질수록 양질의 데이터를 잘 쌓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금융회사는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데이터를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잘 정리했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렇지 않다. 생성형 AI를 도입하더라도 분석할 데이터가 제대로 정리돼 있지 않으면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 축적한 데이터와 연결하기 어렵다면 지금부터 쌓이는 정형·비정형 빅데이터를 생성형 AI가 분석할 수 있도록 고도화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또한 금융권에서 생성형 AI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개인정보 보호, 보안 리스크, AI 윤리 등을 포함하는 AI 거버넌스를 체계적으로 갖춰야 한다. AI 거버넌스는 AI를 통제하는 시스템을 설계하는 것으로, AI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수단이다. 특히 금융보안의 중요성이 더 강조됨에 따라 관련 투자 비용을 아껴서는 안 된다.

다른 관점에서 AI는 인력 문제와 직접 연결돼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 AI 침투율이 높아지면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팀장은 사람이지만 팀원은 AI로 운영되는 팀이 등장할 수 있다. 앞으로는 업무 효율성과 맞물려 인력 효율성도 동시에 생각해야 하고, AI를 잘 다루는 숙련된 전문가 양성이 중요해진다. 지금부터는 AI와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나아가 AI에 의해 대체되지 않고 AI를 지배하는 존재로 남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스스로 생각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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