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진 교수 그림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명예교수 8월의 하늘을 구름이 만들고 있다. 수증기가 풍부한 계절이라 구름의 모양이 빠르게 변한다. 서울 종로구 옥인동 인왕산 끝자락의 작은 집으로 이사한 뒤, 창으로 바라보는 서울 풍경에서는 구름이 주인공이다. 한여름의 구름은 마치 하늘의 악보 같다. 해 뜰 무렵, 하나둘씩 피어오르는 구름은 클라리넷의 조용한 음으로 시작한다. 시간이 흐르면 점점 부풀어 올라 첼로의 음으로 하늘을 채우고, 한낮엔 호른의 음처럼 정지된 듯 조용히 흘러간다. 비발디의 바이올린 음처럼 긴장감이 흐르면, 팀파니 같은 소나기가 등장하고, 비가 그치면 깔끔한 기타 선율이 하늘에 등장한다. 구름을 습관처럼 바라보기 시작한 것은 서른 살,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할 때다. 낭만을 떠나 인생에서 어렵다면 어려운 시기였다. 한 살배기 딸을 키우며 하늘과 맞닿은 파리의 다락방에서 살았다. 그곳에서 파리의 진짜 아름다움은 하늘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구름을 바라보며 어떨 땐 위안을 얻었고, 어떨 땐 희망을 읽었다. 나처럼 구름을 좋아하는 애호가들의 단체 ‘구름감상협회’가 있다는 것을 동아일보 김선미 기자의 에세이 ‘기쁜 날도 슬픈 날도, 초록’을 읽다가 알게 됐다. 120개국에서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나도 가입해 볼까 한다. 맑은 날 솜사탕처럼 둥글게 피어오르는 구름은 적운이다. 매우 높이 솟아 천둥과 번개, 집중호우를 만드는 구름은 적란운이다. 세계기상기구는 구름의 형태와 구조, 발달 특성, 형성 고도 등을 기준으로 기본 구름형을 10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구름을 최초로 체계적으로 분류한 사람은 1803년 영국의 약사이자 기상학자인 루크 하워드였다. 그는 ‘구름의 변형에 관하여’에서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을 끊임없이 변형되는 자연의 과정으로 바라봤다. 하워드는 린네식 분류학의 영향을 받아, 변화무쌍한 구름에 라틴어 이름을 붙이고 형태에 따라 분류했다. 린네는 18세기 식물을 라틴어로 체계적으로 분류한 식물학자다. 라틴어는 국적이 달라도 모든 과학자가 이해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였다. 괴테 역시 독립적으로 1790년 ‘식물 변형론’에서 자연은 끊임없이 변형되는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은 식물과 구름을 ‘형태’가 아니라 ‘변형’으로 이해했다는 점에서 놀라운 공통점을 갖고 있다. 괴테는 식물의 변형 속에서 생명의 질서를 발견했고, 하워드는 구름의 변형 속에서 하늘의 질...
Related
[ET톡] 시험대에 오른 전남·광주통합
33 minutes ago
0
[팔면봉] 국회의장 “6·25 때 美 도서 기증 감사” 美 대사 “기증 아니라 대여”. 외
7 hours ago
2
[사설] 日 ‘月 100시간 초과 근무’ 허용, 韓은 52시간 규제 철옹성
8 hours ago
3
[사설] 남북이 “두 국가”라는 中 외교, 중국·대만도 그렇게 불러도 되나
8 hours ago
2
[사설] 민심 잃고 ‘징계 정치’, 몰락하는 정파가 가는 외길
8 hours ago
3
[박정훈 칼럼] ‘어제의 이재명’과 싸우는 오늘의 추미애
8 hours ago
2
[전문기자의 窓] ‘조희대씨 물러나라’가 위험한 진짜 이유
8 hours ago
2
[데스크에서] 정부가 자인한 종부세의 모순
8 hours ago
2
Tips
click
Popular
마키나락스, 중견 제조사 현장에 AI 네이티브 팩토리 구축한다
4 weeks ago
63
제니, 빌보드 라디오 차트 1위…'골든' 이어 두 번째
3 weeks ago
59
라온시큐어 화이트해커 23명, 국제 해킹 대회 '데프콘 CTF 2026' 본선행
3 weeks ago
56
'산골총각 영웅' 차승원·김도훈 합류…임영웅과 찰떡+힐링 케미
3 weeks ago
45
© Clint IT 2026. All rights are reserved

1 week ago
9
![[ET톡] 시험대에 오른 전남·광주통합](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8/20/news-p.v1.20260820.35f65a3d8c2a4d85942e02488400d882_P1.jpg)
![[팔면봉] 국회의장 “6·25 때 美 도서 기증 감사” 美 대사 “기증 아니라 대여”. 외](https://it.peoplentools.com/site/assets/img/broken.gif)
![[사설] 남북이 “두 국가”라는 中 외교, 중국·대만도 그렇게 불러도 되나](https://www.chosun.com/resizer/v2/XEQTXQIQ5FF2NEHZGQ6CEFCIVU.jpg?auth=11bb7f472110294287c9c21cd8bf287b28b81e711b0ed54ee894c3ec1f7e1136&smart=true&width=5095&height=3306)
![[사설] 민심 잃고 ‘징계 정치’, 몰락하는 정파가 가는 외길](https://www.chosun.com/resizer/v2/7YCTT27KYZB7LOKNWUG6DLTMXE.png?auth=f31ec67394a56f2f54d57a4a5f115c482ded4ad66ec6f9a0e3eb920de0a09598&smart=true&width=1600&height=900)
![[박정훈 칼럼] ‘어제의 이재명’과 싸우는 오늘의 추미애](https://www.chosun.com/resizer/v2/SNU6Z2T7D5FPFOV5RU7SQYCRGQ.png?auth=8706222c40791eea37121382644492ea5bb4f71a3903720bd1b454569f16705b&smart=true&width=1200&height=855)
![[전문기자의 窓] ‘조희대씨 물러나라’가 위험한 진짜 이유](https://www.chosun.com/resizer/v2/BOXDKYHBRFHYBFQG4XZA27GYIU.png?auth=a64a334a7502167153dd8aae050c20efcd204691b16bae330742f0d8111239a0&smart=true&width=500&height=500)
![[데스크에서] 정부가 자인한 종부세의 모순](https://www.chosun.com/resizer/v2/PVGR4FVFBBH7NN23I6HTCYRUJE.png?auth=61d835bae7d732a88a76737cdbfe1fde9f9e61a55d7a4afe14febffee0d6ee8e&smart=true&width=500&height=500)
![[테크 차이나] DeepSeek V4 Flash 1위… 중국 모델 강세 지속(OpenRouter 주간 AI 모델 사용량 순위)](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6/08/06/news-p.v1.20260806.379c2eee15bb4be5b29d934a203a6106_Z1.jp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