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서 유독 강했던 '박·박·박'…쳤다하면 톱10 진입에 우승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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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 / 박현경 / 박지영

박민지 / 박현경 / 박지영

프로골퍼에게도 궁합이 맞는 코스가 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에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GC가 그런 곳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82승을 자랑하는 그는 이곳에서만 메이저 대회인 US오픈(2008년)을 포함해 8승을 쓸어 담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도 특정 코스에서 유독 펄펄 나는 선수가 있다. 메이저 최다승(7승) 기록을 보유한 고우순은 뉴서울CC(경기 광주)에서만 4승(1990·1992·1994·1996년)을 올렸다. 한진선도 KLPGA투어 통산 2승(2022·2023년)을 모두 하이원리조트CC(강원 정선)에서 거뒀다.

◇ 매년 우승 후보 ‘박·박·박’

포천서 유독 강했던 '박·박·박'…쳤다하면 톱10 진입에 우승도

오는 21일부터 나흘간 KLPGA투어 제11회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우승상금 2억7000만원, 총상금 15억원)이 펼쳐지는 포천힐스CC(경기 포천)는 어떨까.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이 무대를 포천으로 옮긴 2019년부터 작년까지 기록을 살펴보면 박민지 박현경 박지영, 일명 ‘스리 박’이 포천힐스와 가장 궁합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 선수는 최근 6년간 대회에서 최다인 세 차례씩 톱10에 들었다.

박민지는 ‘포천힐스의 여왕’으로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찰떡궁합을 자랑한다. 그는 2022년과 2023년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2020년 대회 땐 김지영2와 연장 승부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네 차례 출전(기권 제외)해 세 번이나 우승 경쟁을 펼친 셈이다.

포천힐스는 산악 지형 코스다. 일부 파5홀에선 2온을 노릴 수 있기에 장타자에게 유리할 수도 있지만 곳곳에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어 정확한 샷이 요구된다. 박민지가 2년 연속 우승할 수 있었던 것도 송곳 아이언샷을 겸비했기 때문이다. 박민지는 2022년 대회 때 87%의 그린 적중률을 앞세워 정상에 올랐다. 파5홀에선 93.3%로 더 정확한 샷을 구사했다. 2023년 대회 때도 파5홀 그린 적중률이 93.3%로 높았다.

디펜딩 챔피언 박현경은 떠오르는 ‘포천 퀸’이다. 2019년 투어에 데뷔한 그는 매년 빠짐없이 대회에 출전해 우승 한 번(2024년), 준우승 한 번(2021년), 공동 10위(2019년) 한 번을 기록했다. 14개 클럽을 골고루 잘 써 ‘육각형 골퍼’로 불리는 박현경도 정확한 아이언샷이 우승에 큰 힘이 됐다고 한다. 그는 작년 대회에서 80.6%의 높은 그린 적중률을 자랑했다. 파5홀에선 90%의 정확도를 뽐냈다.

2015년 데뷔해 올해로 11년 연속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에 출전하며 대회 역사와 함께한 박지영도 포천힐스에서 강했다. 우승은 없었지만 준우승 두 번(2022·2024년)과 공동 3위(2019년) 한 번을 기록했다. 두 번의 준우승 모두 연장 패배였다는 특이점도 있다. 박지영 역시 장타자는 아니지만 정교한 아이언샷을 구사하는 선수로 유명하다.

◇ 시즌 2승째 노리는 다크호스

대회 역사상 포천힐스에서 톱10 2회를 기록한 선수 중 올해 대회 참가자는 김지현 서어진 이가영 이소영 장하나 전예성 정윤지 최예림 등 8명이다. 모두 포천힐스와 궁합이 좋은 선수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올 시즌 성적과 최근 흐름 등을 고려했을 때 주목해야 할 선수는 정윤지와 이가영으로 좁혀진다. 두 선수 모두 올 시즌 1승씩을 올렸다. 정윤지는 올 시즌 그린 적중률 부문 전체 5위(77.9%)에 오를 정도로 샷감이 좋다.

지난주 대회에서도 2라운드 때 9언더파 63타를 몰아치는 폭발력을 과시했다. 2021년 대회에서 공동 2위, 작년엔 공동 5위에 오른 만큼 올해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가영은 2022년(공동 8위)과 2023년(공동 4위) 포천힐스에서 2년 연속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이가영도 아이언을 포함해 모든 클럽을 골고루 잘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리커버리율(67.8%·8위)이 높아 장애물이 많은 포천힐스에서도 타수를 쉽게 잃지 않는 강점이 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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