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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설하은]
(안양=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K리그1 FC안양의 유병훈 감독이 계속되는 심판의 불합리한 판정에 선수들의 경기력까지 저하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유병훈 감독은 28일 경기도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광주FC에 1-2로 진 뒤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에게 심판을 존중하라고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감독으로서 면목 없고 부끄럽다"고 말했다.
안양은 이날 경기 내내 심판 판정에 불만을 갖고 강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안양 코치진이 퇴장당해 경기장 밖으로 나가기도 했다.
파울 콜, 페널티킥 여부 등 심판 판정에서 차별받고 있다고 느낀 유병훈 감독은 "심판을 존중하는데, 진짜…. 나도 축구를 했지만, 흐름을 끊는다든지 자꾸 불합리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있어서 감정이 격앙된다"고 불평했다.
이어 "나도 참아야 하지만 계속 선수들에게 영향이 가서 미안한 마음이다. 초반에 (거세게 항의하면서) 팀을 흔들리게 한 점을 반성한다"며 "(두 번의 실점을) 만회하기 위해 선수들이 노력하고 경기 막판 안정을 찾았는데, 초반 상황이 조금 아쉽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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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전반 종료 직전 위험한 반칙을 해 즉시 퇴장당한 마테우스에 대해서는 "흥분된 상황에서 마인드 컨트롤을 해야 하는데 잘못했다. (상대 다리를) 건드렸다면 당연히 퇴장"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다시 심판 판정으로 화살을 돌렸다.
유 감독은 "축구엔 흐름과 상황이라는 게 있는데 불합리하게 상황이 돌아가니까 선수들이 속상해한다"고 전했다.
이런 발언도 심판을 비판한다는 점에서 징계 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유 감독은 "이것조차 발하지 못하게 하는 게 지금 K리그의 규정이다. 그런데 이렇게 얘기가 나온 상황이면 또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걸 내가 말한다고 해서 고쳐질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체념하기도 했다.
일부 안양 팬은 제재금을 물면서도 적극적으로 심판 판정에 대응해 판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유 감독은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한다"고 두둔하며 "나도 사람이다 보니, 10명 중 7, 8명이 판정에 대해 자꾸 얘기해 힘든 상황이다. 가장 영향받는 건 결과인데, 선수들이 계속 심판 판정에 신경 쓰다 보니 경기력도 저하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상황이 반복되고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이게 문제라고 보는 거다. 오늘 상황도 제대로 돌려보진 않았지만, 몇 게임째 계속 이러고 있다. 전 경기는 더 심했다고 생각한다"고 열을 올렸다.
"선수들에게 참고 대응하지 말자, 냉정하게 하자고 하는데, 이런 말만 자꾸 반복하고 있다"는 유 감독은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하고 다시 풀어가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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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FC안양의 구단주인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이 20일 경기 안양시 안양종합운동장 FC안양 미디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5.20 hedgehog@yna.co.kr
안양은 이미 구단주인 최대호 안양시장의 공개적인 심판 비판 발언으로 제재금 1천만원 징계를 받았다.
최 구단주는 "단순한 오심 차원을 넘어 경기의 흐름을 결정짓고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수준의 심각한 판정 오류들이 누적됐다"며 시도민구단이 판정에서 기업 구단에 차별받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연맹의 징계 이후 최 구단주가 재심을 요청했으나 연맹 이사회는 이를 기각하고 상벌위원회 결정을 유지했다.
일련의 사태에 대한 보복성 판정이라고 생각하냐는 질의에 유 감독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그것 때문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오심이라는 건 사람의 실수일 수 있는데, 지금은 (불합리한 판정으로) 흐름을 잡아가니까 나는 이게 더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보이는 것보다 자꾸 흐름을 끊거나 흐름을 상대에게 내주게 만든다"고 비판했다.
soru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28일 22시14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