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마지막 장(章)은

1 month ago 13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Holman W. Jenkins, Jr. WSJ 칼럼니스트

트럼프의 마지막 장(章)은

향후 미국 정치 구도를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현재 미국 정치 예측 사이트에 따르면 내년 중간선거에선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되고 공화당은 상원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2027년 1월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에서 탄핵당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탄핵이 부결될 것이다.

트럼프 반대자에게는 이런 상황이 과거의 실수를 바로잡을 두 번째 기회가 될 것이다.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과거 “탄핵이 정쟁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19년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절차에서 애덤 시프 의원 같은 극단적으로 편향된 인물을 책임자로 임명하면서 탄핵을 정쟁화했다.

트럼프를 활용한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은 최근 자신의 회고록에서 민주당이 트럼프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트럼프가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상대라고 판단했다. 평소라면 미국 국민이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급진적인 정책들을 추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국경 통제 완화와 고령인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임 추진 등이다. 전략적으로 민주당의 큰 실책이었다.

2016년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례적인 글을 1면에 게재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 후보에 대해 객관적인 보도를 포기하고, 공화당 후보를 강하게 반대하는 ‘대립적 태도’를 취하라고 미국 언론에 공개적으로 주문했다. 주요 언론이 무리한 비판과 심지어 허위 보도를 거듭하는 모습을 지켜본 미국 국민은 트럼프 대통령을 동정하고 더 지지했다. 결국 트럼프는 ‘정치적 거인’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중 대통령 권한을 지나치게 확대하거나 남용한 사례는 확실히 존재한다. 무역 관세를 독단적으로 부과하거나, 연방통신위원회(FCC)를 이용해 비판적인 언론의 목소리를 억누르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과거 리처드 닉슨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는 그런 행동을 절대 숨기지 않았다.

자기 가족과 관련된 사업을 추진하거나 외국 정부와 이해충돌이 의심될 수 있는 행동도 모두 숨김없이 공개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독특한 정치적 스타일이다. 그는 비판과 법적 문제에 휘말릴 가능성을 자초한다.

숨김없는 트럼프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서 시프 의원,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등을 기소하라고 법무부에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런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 하지만 실제 이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작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과장된 메시지나 인터넷 ‘밈’을 자주 유포하며 언론을 자극할 뿐이다. 실제 행동하려 하진 않는다. 오히려 바이든 정부는 2022년 언론을 이용해 민주당 정치인에게 트럼프 기소 의향을 미리 알리고 압력을 행사한 사실이 드러난 적이 있다.

오늘날 미국 언론은 ‘정상’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며 트럼프의 행동이 비정상이라고 강조한다. 러시아와의 결탁이나 ‘파시즘’ 같은 근거 없는 주장을 내세우곤 한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가 끝나는 순간, 하원을 장악할 민주당과 트럼프의 충돌은 불가피할 것이다. 미국 정치가 회복되려면 민주당은 상대의 행동만 비난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문제도 돌아보고 국가의 품격을 복원하는 길을 택해야 한다.

원제 ‘The Trump Final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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