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엔비디아·인텔 등 자국 기업도 압박…'수출세'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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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은 기자 입력 2025.08.12 15:23

'당근과 채찍' 전략 펼치는 트럼프
中 연루 의혹 받은 인텔 CEO도 트럼프 면담
트럼프 설득해 中 수출물량 확보한 엔비디아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인텔·AMD 등 자국 기업에도 '당근과 채찍' 협상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자국 기업들이 현지 투자를 늘리고 대(對) 중국 거래 물량을 줄이도록 강하게 압박하고, 신규 투자를 발표하면 선물을 안기는 식이다.

지난 2023년 12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유세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인텔 CEO와 면담 후 "그의 성공과 부상, 놀라운 이야기"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중국 국영기업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이 불거진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와 면담한 후 "매우 흥미로운 만남이었고, 그의 성공과 부상(浮上)은 놀라운 이야기"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오늘 인텔의 립부 탄을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함께 만났다"며 "탄씨는 앞으로 나의 내각 구성원들과 시간을 보낼 예정이며, 다음 주에 내게 제안을 가져올 것"이라고 남겼다.

이번 만남은 탄 CEO에 대한 중국 국영기업 연계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로 알려졌다.

최근 아칸소 출신 공화당 톰 코튼 상원의원이 인텔에 서한을 보내 "탄 CEO는 수십 곳의 중국 기업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으며, 수백 개의 중국 첨단 제조 기업 및 반도체 기업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 중 최소 8개 회사는 중국 인민해방군과 연계돼 있다고 보고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튼 의원의 의혹 제기에 트럼프 대통령도 동참하며 파장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자신의 SNS에 "인텔 CEO는 심각한 갈등 상황에 처해있으며,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남기면서다.

탄 CEO는 즉각 공개서한을 내고 "나는 40년이 넘는 경력 내내 가장 높은 수준의 윤리와 법적 기준에 따라 행동했고, 그 기준으로 인텔을 이끌고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탄 CEO를 저격한 배경에 인텔이 오하이오주 반도체 공장 착공을 연기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탄 CEO와 만남 후 그가 "제안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이 가져올 제안은 현지 반도체 공급망 투자일 가능성이 높다.

인텔 역시 성명을 내고 "탄 CEO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미국의 기술, 제조 리더십 강화를 위한 회사의 의지에 대해 솔직하고 건설적인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립부 탄 인텔 CEO. [사진=인텔]

中에 AI칩 팔 때마다 '수출세' 물게 된 엔비디아·AMD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엔비디아·AMD와 중국 반도체 판매 수익의 15%를 미 연방정부에 환원하는 협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수출세'를 자국 반도체 기업들에 내도록 한 것이다.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할 수 있게 된 인공지능 칩은 'H20', AMD는 'MI308' 제품이다. 두 회사가 미 연방정부에 낼 수출세만 최소 20억 달러(약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젠슨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6일 미 워싱턴D.C.에 자리한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 판매 수익을 어느 정도 환원할 지를 두고 격렬한 논의를 거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의 환원을 요구하자 젠슨황 CEO가 15%로 맞섰다는 설명이다.

FT는 "미국 기업이 (특정 국가에) 수출 허가를 얻기 위해 수익의 일부를 정부에 지불하기로 했던 사례는 그동안 없었다"며 "이번 거래는 '관세'를 고리로 국내 투자를 유도해 일자리를 만드려는 트럼프 정부의 (협상) 패턴과도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와 AMD가 수출세를 내면서까지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엄청난 규모 때문이다.

올해 5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이 미디어 구성원들의 질문에 답하며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 관영 영문 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미 행정부의 첨단 기술에 대한 중국 수출 제한으로 미국 기술기업들이 딜레마에 빠졌지만, 다른 한편으론 엄청난 중국 시장 규모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테크 기업들의 엔비디아·AMD 의존도도 상당하다. 엔비디아의 H20은 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를 고려해 개발한 맞춤형 제품이다.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공개한 추론형 AI 모델도 H20을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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