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5% 가까이 줄었다. 계절성 비용이 4분기에 집중된 데다 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지급된 위로금이 영향을 미쳤다. 다만 연간 영업이익은 4% 증가하면서 1조8000억원대를 기록했다. 올해부터는 '돈 버는 AI(인공지능)'를 본격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541억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14.4% 감소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이 기간 매출은 0.4% 줄어든 4조5115억원이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15%가량 쪼그라든 이유로는 지난해 진행된 퇴직 프로그램 '넥스트 커리어'가 꼽혔다. 이는 임직원이 2년간 유급 휴직에 들어간 다음 퇴직을 결정하면 위로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넥스트 커리어 지원금을 1인당 최대 5000만원에서 3억원으로 올렸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12월 실시한 희망퇴직 관련 인건비가 반영되면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회사 측은 계절성 비용이 4분기에 집중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CAPAX)나 감가상각비 등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분기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는 것. 회사 관계자는 "넥스트 커리어 지원금도 일부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그것 때문에 감소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연간 실적만 놓고 보면 유·무선 통신, 인공지능(AI) 모든 사업 영역이 고르게 성장했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의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은 17조9406억원으로 전년보다 1.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 늘어난 1조8234억원을 기록했다.
사업부별 매출을 보면 AI 관련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19% 증가했다. AIX 사업부 매출의 경우 AI 클라우드 사업 확대, AI 컨택센터(AICC), AI 비전 등 기업간거래(B2B) 상품 성장으로 전년보다 32% 늘었다.
AI DC 사업부 매출은 가산 DC 등 신규 데이터센터 가동률 상승 등으로 전년보다 13.1% 늘어난 3974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AI DC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글로벌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AI 데이터센터 기업 '펭귄 솔루션스'와는 AI 투자 중 최대 규모인 2억달러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AI 사업의 또 다른 축인 PAA 영역은 국내용 AI 에이전트 '에이닷'과 글로벌 서비스인 '에스터' 등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닷은 지난해 멀티 거대언어모델(LLM) 에이전트 기능, PC 버전을 새롭게 선보였다. T전화에 AI 전화 기능을 더한 '에이닷 전화'도 출시했다. LLM 검색 등 개인 서비스도 확대했다. 에이닷 누적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800만명을 넘어섰다. 전년보다 160% 증가한 것이다.
에스터는 올 상반기 안으로 미국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 연간 매출은 전년보다 3.1% 늘어난 4조4111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13.7% 증가한 3517억원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4분기 배당금을 주당 1050원으로 의결했다. 이미 지급된 주당 2490원을 포함하면 연간 주당 배당금은 3540원이다. 다음 달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처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는 SK텔레콤이 통신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위한 토대를 마련한 한 해였다"며 "올해는 도전과 혁신으로 AI 시대를 개척해 기업가치를 보다 견고히 하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