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 오피스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대규모 언어모델의 성능 경쟁을 넘어, 사용자가 업무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실행하는 'AI 업무 플랫폼' 자리를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텐센트 산하 AI 에이전트 오피스 도구인 WorkBuddy는 2026년 6월 월간 PC 웹 방문자 수 2097만건을 기록했다. 올해 3월 출시 직후 800만건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몇 달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시장조사업체 이관(易?)이 발표한 '2026년 2분기 중국 AI 오피스 에이전트 플랫폼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WorkBuddy는 중국 주요 AI 오피스 에이전트 17개 가운데 방문량 1위를 차지했으며, 2위와 3위 제품의 방문량을 합친 것보다도 많았다.
그러나 이번 순위보다 더 주목받는 변화는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잇따라 AI 오피스 제품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텐센트는 QClaw 제품 조직 일부를 WorkBuddy 체계로 재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알리바바 역시 QoderWork, 우콩(Wukong), MuleRun 등 세 개의 AI 에이전트 제품을 하나의 브랜드인 '첸원 오피스(千问办公)'로 통합할 계획이다. 바이트댄스도 AI 챗봇 더우바오(豆包)와 협업 플랫폼 페이슈(Feishu)의 심층 통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AI 오피스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미디어(艾媒咨询)는 중국 AI 에이전트 시장 규모가 2025년 804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23.2% 성장했으며, 2030년에는 6968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보고서는 2026년 6월 기준 중국 AI 오피스 에이전트 17개의 PC 웹 방문량이 총 6062만 건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텐센트 계열 제품은 WorkBuddy, CodeBuddy, QClaw, Marvis 등 4개 제품으로 총 3262만건을 기록해 전체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바이트댄스는 TRAE IDE와 코쯔(?子)를 합쳐 약 1441만 건, 알리바바는 QoderWork와 우콩으로 약 919만건을 기록했다.
다만 이번 조사는 PC 웹 방문량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으로, 일간 활성 이용자(DAU)나 유료 기업 고객 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AI 오피스 시장에서는 PC 방문량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모바일 AI 앱은 마케팅을 통해 사용량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사용자가 PC에서 AI 업무 플랫폼을 실행한다는 것은 실제 문서 작성이나 보고서 작성, 이메일 처리 등 실질적인 업무 수요가 존재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세 가지 변화를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첫째는 텐센트가 AI 업무의 '데스크톱 진입점'을 선점했다는 점이다. WorkBuddy는 출시 후 3개월 만에 2000만건이 넘는 방문량을 기록하며 전체 시장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일반 AI 챗봇과 달리 AI 오피스 에이전트는 문서와 메일, 업무 시스템에 깊게 연결되기 때문에 사용자가 여러 제품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적다. 한 번 업무 환경을 구축하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둘째는 아직 시장이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6월 순위는 현재 시점의 경쟁 구도일 뿐이며, 7월부터는 각 기업의 통합 전략이 본격화되면서 판도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알리바바는 여러 AI 제품을 '첸원 오피스' 하나로 통합하고 있으며, 바이트댄스 역시 더우바오와 페이슈 결합을 추진하고 있어 다음 분기 순위는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셋째는 기존 오피스 소프트웨어와 독립 AI 스타트업들이 동시에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다. AI 오피스는 모델 성능뿐 아니라 메신저, 문서, 클라우드, 조직 관리 등 다양한 생태계가 결합돼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기업용 메신저와 협업 플랫폼을 이미 보유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트댄스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다.
일부 업계 관계자는 WPS 같은 기존 오피스 프로그램이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사용자와 직접 만나는 '입구'가 아니라 AI가 호출하는 백엔드 실행 엔진으로 역할이 바뀔 가능성도 제기한다. 실제로 마이크로소프트와 WPS 모두 최근 자사 오피스 제품에 AI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빅테크 3사 전략은 서로 다르다.
텐센트는 강력한 사용자 생태계를 앞세운다. 위챗과 기업용 위챗(기업위챗)을 활용한 유입 능력이 가장 큰 무기다. WorkBuddy는 자체 모델뿐만 아니라 DeepSeek, 혼위안(Hunyuan), GLM, Kimi 등 여러 AI 모델을 동시에 지원하는 플랫폼 전략을 채택했다. 사용자는 원하는 모델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며, 텐센트는 이를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서 수익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동시에 텐센트는 자체 모델 경쟁력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혼위안 Hy3 모델을 WorkBuddy에 우선 적용했으며, 현재 WorkBuddy 이용자의 상당수가 Hy3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모바일에서 PC를 원격으로 조작하고 결과물을 곧바로 위챗으로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은 다른 경쟁사가 쉽게 따라오기 어려운 장점으로 평가된다.
알리바바는 상대적으로 소비자 접점은 약하지만 기업 시장에서는 가장 강력한 기반을 갖고 있다. 알리클라우드와 딩톡(DingTalk)을 중심으로 기업 IT 인프라와 보안, 조직 관리 경험을 축적해 왔기 때문이다. 특히 통이첸원(通义千问)은 중국 내에서도 최상위권 AI 모델로 평가받고 있어, 제품 통합이 성공하면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에 바이트댄스는 제품 포트폴리오가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프로그래밍 도구인 TRAE IDE, 오피스용 TRAE Work, AI 챗봇 더우바오, 협업 플랫폼 페이슈가 각각 존재하면서 역할이 다소 겹친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내부적으로는 TRAE Work보다는 더우바오와 페이슈를 중심으로 AI 업무 플랫폼을 구축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결국 세 회사 경쟁은 서로 다른 강점 위에서 진행되고 있다. 텐센트는 트래픽과 메신저 생태계, 알리바바는 기업 인프라와 AI 모델, 바이트댄스는 제품 혁신과 개발자 생태계를 무기로 삼고 있다.
향후 승부를 가를 변수는 단순한 이용자 수가 아니라 수익화 능력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AI 오피스 시장에서는 월 구독형, 토큰·포인트 기반 사용량 과금, 대기업 대상 프라이빗 구축 등 세 가지 수익 모델이 자리 잡고 있다. 개인 이용자는 대부분 무료 또는 소액 결제에 머물러 있지만, 정부와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구축 사업은 훨씬 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AI 오피스 시장의 핵심 경쟁이 모델 성능 자체보다 기업 고객 확보와 장기 이용자 유지율, 그리고 AI가 실제 업무를 얼마나 완결성 있게 수행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AI가 단순히 문서를 작성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자의 업무를 직접 처리하는 시대가 다가오면서, 중국 빅테크 3사 경쟁도 '누가 더 뛰어난 AI를 만들 것인가'에서 '누가 업무의 첫 번째 창이 될 것인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이는 앞으로 AI 오피스 시장의 승패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신문과 36케이알이 공동 기획한 기사입니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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