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 '꿈의 기업' 꼽는데…"원하는 '인재상' 없어요"

3 days ago 2

교육의봄, 네이버 리더 인터뷰
채용 담당 리더 "인재상 없다"
사내선 '덕후 같은 사람' 선호
채용 과정 초기 '컬처핏' 확인
3시간 동안 서비스 문제 작성
2주간 네이버서 실제 근무도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 사진=뉴스1

경기 성남 네이버 본사. 사진=뉴스1

네이버가 리더급을 포함한 주요 직군 경력직 채용을 진행한 데 이어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나섰다. 네이버는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매년 '일하고 싶은 기업'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곳이지만, 정작 네이버가 추구하는 '인재상'은 없다. 굳이 꼽자면 '덕후 같은 사람'을 찾는다.

네이버 채용 담당 리더 "인재상 없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송석호 네이버 인재영입팀 리더는 최근 재단법인 교육의봄과의 인터뷰에서 "IT(정보기술) 산업은 빠르게 변화해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보니 인재상을 하나로 정의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될 수 있다"면서 "고정된 인재상이 아니라 인재상조차도 시대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변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더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달 5~17일 본사를 비롯해 네이버클라우드·네이버페이·스노우 등 4개 법인의 신입사원을 채용한다.

테크 직군은 온라인 코딩·CS 테스트, 기술역량 인터뷰, 종합역량 인터뷰 등을 거쳐 선발한다. 서비스·비즈니스, 디자인, 코퍼레이트(기업) 직군의 경우 특정 과제를 수행하는 '프로덕트 디벨롭 인터뷰', 실무 환경에서 멘토와 과제를 완성하는 '챌린지 전형'에 이어 종합역량 인터뷰를 진행한다.

'실패 경험'이 미친 영향, 서류 전형서 유리

네이버 채용에 취준생들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일하기 좋은 기업'이란 인식이 강해서다. 취업 포털 잡코리아가 대학생·취준생 대상으로 매년 진행하는 '취업 선호 기업' 설문조사를 보면 네이버는 해마다 상위권에 포함됐다. 지난해의 경우 선호도 3위(19.6%)에 올랐다.

네이버는 채용 과정에서 중요하게 보는 요소로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유연함과 고객 중심의 사고를 꼽았다.

서류 전형에선 직무 수행에 필요한 기초 역량과 관련 경험 중심으로 평가가 이뤄진다. 송 리더는 "특히 책임감, 자발성을 발휘한 경험이 있는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성공담보다는 실패한 경험에 더 관심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송 리더는 "실패한 경험 자체보다도 그 실패가 지원자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그리고 어떤 기회로 이어졌는지 자세히 설명한다면 긍정적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송석호 네이버 인재영입팀 리더. 사진=교육의봄

송석호 네이버 인재영입팀 리더. 사진=교육의봄

사내 리더들 '덕후' 선호…덕후력 검증 전형도

네이버 채용의 또 다른 특징은 '컬처핏'(구직자 성향과 기업 문화 간 적합도)을 확인하는 과정이 초반에 이뤄진다는 점. 네이버는 기업문화 적합도 검사를 통해 자사 문화와 지원자가 적합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를 진행한다. 이 검사는 온라인으로 약 60분간 이뤄진다.

송 리더는 "실제로 기업문화 적합도 검사와 컬처핏 인터뷰를 더 깊이 있게 진행한 이후 퇴사율이 낮아졌다"며 "내부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KPI(핵심성과지표) 중 하나인 신규 입사자의 조기 이탈률도 과거에 비해 낮아진 것을 데이터로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프로덕트 디벨롭 인터뷰·챌린지 전형에선 '덕후력'을 주로 확인한다. 개발 직군 외 신입사원을 선발할 땐 역량을 평가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지원자가 서비스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해당 전형을 마련한 것이다.

송 리더는 "서비스를 실제로 많이 써보고 진정한 관심을 갖고 있는 덕후 같은 사람이 입사해야 된다는 사내 인식이 많다. (지원자)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서비스를 직접 기획하거나 여러 제안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프로덕트 디벨롭 인터뷰에선 지원자가 지원한 직무나 관심 있는 서비스를 어떤 문제점이 있고 해결방안은 무엇인지 등을 3시간 동안 3장 이내로 작성한다. 이후 면접위원들에게 해당 내용을 발표한다. 이 전형을 통과하면 2주간 네이버에서 실제로 근무하면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선배들과 함께 발전시켜보는 챌린지 전형에 참여하게 된다.

송 리더는 "어떤 동료들이 좋은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을지에 대해 여러 측면에서 데이터를 분석해 두 가지 키워드가 나왔는데 책임감과 열정이었다"면서 "지원자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를 정하는 것이 가장 첫 번째 관문이고 여기에 책임감과 열정을 바탕으로 준비하다 보면 큰 성공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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