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주방위군 배치에 전적으로 찬성합니다.”
세계적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 기업 세일즈포스의 마크 베니오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0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정말 훌륭한 일을 하고 있다”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인터뷰가 공개되자 그간 베니오프 CEO를 우군으로 여긴 이들은 “뺨 맞았다”는 반응이다. 베니오프 CEO는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친민주당 기업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후원하고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선 후보 자금 모금 행사를 자신의 저택에서 마련했을 정도다.
이번 인터뷰 내용은 세일즈포스 홍보 임원과도 사전 조율되지 않은 깜짝 발언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수십 년 관록의 기업가인 베니오프 CEO가 그 파장을 모를 리 없다. 세일즈포스는 13일부터 샌프란시스코를 무대로 세일즈포스 최대 연례행사인 ‘에이전트포스’를 개최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세일즈포스가 미국 행정부와 대형 계약을 체결했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수년째 미 정부와 협업해 온 세일즈포스는 지난달 16일 미군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미션포스’ 팀을 새로 출범시켰다. 수조원 규모의 정부 계약이 걸린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트럼프 대통령 눈 밖에 나지 않도록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애플은 이달 초 트럼프 행정부 요청에 따라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을 피하는 데 활용되던 애플리케이션을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불과 10년 전인 2015년 애플은 샌버너디노 총격 사건으로 당국이 용의자의 휴대폰 잠금을 해제하라고 요구하자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며 단호하게 거절했었다.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포’로 빅테크를 움직이는 것만은 아니다. 자신을 지지하는 기업엔 확실한 보상을 제공한다. 미국 빅테크를 향해 디지털세를 매기겠다고 한 유럽연합(EU)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게 대표적이다.
빅테크의 ‘변절’은 1980~1990년대를 지배한 미국의 군산복합체를 연상시킨다. 정부와 기업이 한 몸처럼 움직이며 세계를 상대로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이다. 하나로 똘똘 뭉친 미국의 요구는 한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더욱 노골적으로 올라올 것이 자명하다. 구글은 트럼프 대통령을 통해 한국의 고정밀 지도 반출을 요구했다. 중국은 이미 국가 자체가 거대한 기업처럼 움직인다. 베니오프 CEO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친기업, 반기업이란 낡은 이분법을 고수하는 나라는 미·중 패권 시대에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점을 다시 한번 절감했다.

4 week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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