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 AI수석에 77년생 하정우…'소버린 AI' 강조한 전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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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신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임명했다. 예상을 깬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로드맵 설계자에 토종 AI 전문가인 48세 기업인을 전격 발탁해서다. 대통령 주변의 디지털 참모도, 명문대 교수도 아닌, 실무형 민간 AI 전문가에게 이처럼 막중한 임무를 맡긴 건 ‘현장’과 ‘실용’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40대 토종 AI 전문가 ‘파격 발탁’

15일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  뉴스1

15일 AI미래기획수석에 임명된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 뉴스1

이 대통령은 이날 초대 AI수석 인선 배경에 대해 “AI 3대 강국 진입이라는 목표를 재확인하고, 현장을 가장 잘 아는 민간 전문가에게 권한과 책임을 맡겨 AI 국가 경쟁력을 빠르게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을 통해 밝혔다. 민간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젊은 전문가에게 권한을 맡겨 뒤처진 AI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인사로 평가된다.

서울대에서 컴퓨터공학 학·석·박사를 마친 하 수석은 네이버에 입사해 AI 조직의 핵심 연구 리더로 9년간 활동해왔다. 네이버 클로바AI(CLOVA AI) 연구소, AI랩,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 등을 거치며 한국형 대규모언어모델(LLM) 개발과 서비스화를 이끌었다.

하 수석이 일찍부터 ‘소버린 AI’를 주창한 것도 낙점 이유로 꼽힌다. 강 비서실장은 “하 수석은 AI의 주권을 강조한 소버린 AI를 앞장서 제안한 인사이자, 국가가 지원하고 기업은 성과를 공유하는 AI 선순환 성장 전략을 강조한 AI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하 수석이 소버린 AI를 강조해온 것은 산업생태계의 선순환을 고려해서다. ‘한국의 AI’를 만드는 과정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살아나고, 이를 통해 경제의 선순환 효과가 발생할 것이란 소신을 품고 있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정부가 개당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AI 학습용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수만 개 확보해 챗GPT의 95% 정도 되는 수준의 AI 모델을 만든 뒤 이를 오픈소스 방식으로 수많은 스타트업에 무상으로 배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다음이 중요하다. “정부가 전 국민에게 1인당 5만원씩 AI 바우처를 제공해 스타트업들이 쏟아낼 AI 응용 앱을 사용하도록 하면 AI 유니콘 기업이 나오고, 글로벌 벤처캐피털도 한국을 주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00조원 예산 확보 등 정책 조율이 과제

이재명 정부는 ‘AI 3대 강국’ 등 AI를 국가 핵심 아젠다로 설정하고, 100조원 규모의 민관 투자 프로그램을 조성한다고 공약했다. 이를 위해 GPU 등 AI 인프라를 확보하고, 바이오·방산·에너지 등 전 산업과 AI 융합을 위해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했다.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통해 전 국민이 AI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도 핵심 공약 중 하나다.

대통령실 최초의 AI 전담 고위직인 AI수석은 이 같은 5년간의 로드맵을 실천에 옮겨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았다. 대통령실 정책실장 산하에서 AI 정책 설계와 관계 부처와의 협업을 통해 정부의 AI 예산이 최대한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단기간에 경쟁력을 끌어올리도록 하는 게 급선무다.

AI업계에선 100조원 펀드 조성 등 정부 정책에 기업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혜안을 짜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내놓은 국가 AI컴퓨팅센터만 해도 두 차례의 입찰이 모두 무산됐다. 센터 운영을 책임질 신설법인의 최대주주를 정부로 설계하는 등 기업 참여를 위한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AI업계 관계자는 “하 수석이 최근까지도 과기정통부의 접근 방식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며 “국가 AI컴퓨팅센터 입찰 공고를 다시 낼 때 완전히 새로운 방식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은

△1977년 부산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 공학박사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 위한 국민연합 공동대표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

박동휘 테크&사이언스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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