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재판 법정에서 마주한 사례들은 이런 현실을 더욱 생생하게 보여준다. 초등학생 10명 중 8명은 3학년 이전에 스마트폰을 쓰기 시작하며, 그중 상당수는 숏폼 과의존 증상을 보인다. 남학생에게서는 사이버도박, 여학생에게서는 우울과 자해 문제가 두드러진다.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음란 채팅을 하는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딥페이크 범죄 가해 학생 10명 중 8명이 성적에서 중상위권일 만큼, 모범생으로 여겨졌던 학생들이 소년법정에 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렇다면 가정과 학교에서 실천할 수 있는 대책은 무엇일까.
첫째,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 대체기기’를 쓰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 핵심은 전화 기능과 인터넷 기능을 분리하는 것이다. 부모가 어린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사주는 가장 큰 이유는 연락과 위치 확인이다. 인터넷 기능이 없는 공신폰이나 스마트워치만으로도 충분하다.
둘째, ‘반 단톡방’ 없는 중학교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많은 학부모가 자녀에게 처음 스마트폰을 사준 계기로 중학교 반 단톡방 가입을 꼽는다. 현재 반 단톡방 운영은 담임교사의 재량에 맡겨져 있지만, 사이버 학교폭력과 유해 콘텐츠 확산의 통로가 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셋째, 가정에서는 ‘밤’과 ‘방’을 조심해야 한다. 스마트폰 관련 비행은 대부분 늦은 밤, 방 안에서 발생한다. 전자기기는 거실에서만 쓰고, 일정 시간이 되면 함께 스마트폰을 반납하는 규칙을 실천해 보자. 스마트폰 문제는 청소년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가정과 학교가 함께 스마트폰 사용 환경을 바꾸는 실질적인 행동에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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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철 울산지방법원 부장판사·전 부산가정법원 소년재판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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