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ASK 콘퍼런스’의 첫 해외 행사가 보름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을 대표하는 운용사들이 싱가포르로 총출동해 패밀리오피스를 비롯한 현지 ‘큰손’ 투자자들 자금을 유치하는 행사다.
올해 초부터 행사를 준비하며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은 “한국경제신문이 왜 이런 행사를 하느냐”였다. 사실상 국가 차원에서 열어야 할 투자 설명회를 민간 기업인 언론사가 나서서 주최하는 데 의구심이 드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정부 주최로 재작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가 IR’ 자리 대부분이 한국 금융회사의 현지 주재원들로 채워지며 사실상 실패한 직후여서 더욱 그랬을 것이다.
절박함서 시작된 'ASK 싱가포르'
해당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으로 절박함을 꼽고 싶다. 금융의 국제화와 홍콩의 쇠락이 맞물리며 글로벌 뭉칫돈이 싱가포르로 몰려들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 유럽 자산가들도 개인 자금을 앞다퉈 싸 들고 오고 있다. 안타깝지만 여기에는 한국의 초고액 자산가도 포함돼 있다. 하지만 자금의 물꼬를 돌려놓긴 어렵다. 최고 60%에 이르는 상속세율을 0%인 싱가포르 수준으로 낮추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한국을 빠져나가는 자금을 눈 뜨고 쳐다보고 있을 수도 없다.
싱가포르에 있는 돈이라도 한국으로 끌어와 한국 기업에 사용되도록 할 수 있다면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 싱가포르의 부상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제로 패밀리오피스 등이 싱가포르에 쌓아놓은 돈은 투자 대기 자금이다. 2010년 이후 한국 자본시장에서 급성장한 사모펀드(PEF)나 벤처캐피털(VC)은 이들에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두 번째 대답은 한국을 대표하는 언론사로서의 책임감에 있다. 경제 구조가 어떻게 변하든 ‘소규모 개방경제’라는 조건은 한국에 숙명과도 같은 상수다. 해외에서 얼마나 많은 외화를 들여오는지가 경제 발전의 중요한 요인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경제 발전사를 담아 2013년 출간된 <코리안 미라클>에서 경제계 원로들이 첫 번째 장의 상당 부분을 외자 유치 노력에 할애한 이유다.
책임감 갖고 자금유치 도울 것
지금도 마찬가지다. 생산의 3요소인 토지, 노동, 자본 중에서 자본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세상을 바꾸고 있는 빅테크들은 결국 소수의 천재 및 기업가와 모험 자본이 결합한 결과다. 다양한 성격의 자본을 어떻게 유치하는지가 한국 경제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다행히 지금의 한국은 폭넓은 제조업 인프라와 세계를 주름잡는 ‘K컬처’ 산업을 갖추고 있다. 아버지 세대처럼 독일 탄광에서 땀 흘리고, 베트남 정글에서 피 흘리지 않더라도 해외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 글로벌 자본과 K산업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이야말로 자유시장경제 창달을 지향하는 한국경제신문의 기본 책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절박함과 책임감으로 준비한 ‘ASK 싱가포르 2025’는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열릴 예정이다. 첫 행사 준비는 거의 마무리됐다. 현지 한국계 금융인들도 섭외가 어렵다고 했던 싱가포르 패밀리오피스만 40곳 안팎 참석하기로 했다. 한국 투자 이력이 없는 글로벌 기관투자가 수십 곳이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운용사와 만난다. ‘ASK 싱가포르’를 통해 보다 많은 글로벌 투자금이 국내로 유입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1 month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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