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과학 연구진이 현존하는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보다 1000조배 빠른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5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판젠웨이 중국과학원 원사가 이끄는 중국과학기술대학 연구진은 105큐비트(Qubit)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시제품인 '쭈충즈 3호'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쭈충즈 3호는 양자컴퓨터의 성능을 테스트하는 주요 기준 중 하나인 양자 난수 회로 샘플링 작업을 기존의 가장 강력한 수퍼컴퓨터보다 1000조 배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쭈충즈 3호는 물리학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 학술지인 '피지컬 리뷰 레터'에 온라인으로 발표됐다. 심사위원들은 "초전도 양자컴퓨터의 최신 기준을 보여주는 최첨단 성능"이라고 평가했다.
105개의 큐비트로 구성된 이 양자컴퓨터는 83개 큐비트와 32개 사이클을 사용해 랜덤 회로 샘플링 작업을 수행해 수백 초 만에 100만개의 샘플을 완료하는 등 빠른 처리 속도를 보였다. 세게 2위의 슈퍼컴퓨터인 '프런티어'로는 이 작업에 약 60억년이 걸린다고 연구팀은 주장했다.
매체는 "이번 양자컴퓨터의 연산 속도는 구글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최신 양자컴퓨터보다 100만배 빠르다"며 "현재 국제 초전도 시스템 분야에서 가장 강력한 양자 컴퓨팅 우위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보도했다.
양자컴퓨팅 기술은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기술 혁명의 핵심으로 평가받는다. 양자컴퓨터는 '큐비트'로 불리는 양자비트 하나로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표시할 수 있어 2진법 비트(0과 1)로 정보를 저장하는 기존 컴퓨터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로 처리 속도가 빠르다는 특징을 가졌다.
중국 양자컴퓨팅 기술은 글로벌 증시를 흔들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지난달 18일 중국 스타트업 오리진퀀텀이 양자컴퓨터 '오리진우쿵'을 출시한 후 미국 주요 양자컴퓨터 기업인 리게티컴퓨팅, 아이온큐, 디웨이브퀀텀의 주가는 각각 10.92%, 9.40%, 5.18% 떨어졌다.
중국 고전소설 서유기의 손오공에서 이름을 따온 오리진우쿵은 중국 독자 기술로 만들어진 72큐비트 규모의 초전도 양자컴퓨터로, 아이온큐에서 올해 출시할 예정인 64큐비트 양자컴퓨터보다 규모가 크다.
오리진우쿵은 지난 1월 처음 공개된 뒤 33만9000건 이상의 양자컴퓨팅 작업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리진퀀텀은 클라우드 방식으로 139개국 2000만 명 이상이 원격으로 접근해 오리진우쿵을 활용하며 기술을 검증했다고 밝혔다.
해외 방문자는 미국, 러시아, 일본, 캐나다 비중이 높았으며, 특히 미국 사용자의 지속 방문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리진퀀텀은 2017년 설립됐으며 양자 분야의 딥시크로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