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중앙(CC)TV 드라마 ‘삼국지’ 중
삶의 대척에 죽음이 있다. 그 죽음의 순간 시원한 여름밤이라니, 나름 안식을 찾고 싶은 욕심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끝내 집착을 다 내려놓지는 못했다. 천하를 누비며 군웅을 제압하고 살인을 아무렇게나 하고 살았으니 후환이 두렵기도 했을 터. 아니나 다를까, 도굴을 피하려고 70개가 넘는 짝퉁 무덤을 만들라고 했다나. 죽고 난 다음에 무슨 의미랴만 그래도 시원한 여름밤에 꿈도 꾸지 않을 긴 잠으로 들어갈 기대는 하고 싶었나 보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아다녔단다. 얼마 전 어떤 나라의 살벌한 군주들께서 나누시던 대화가 들켜 입방아에 올랐다. 줄기세포와 영원불멸에 꽤 관심이 가셨던 듯. 그 시원한 여름밤을 정녕 포기하고 싶은 걸까. 굳이 뙤약볕에서 더 오래오래 진땀을 내겠다는 걸까.
고선웅 연극연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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