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人] "노래 포기할까 했지만"⋯장우재, 8년차 무명가수의 '싱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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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영 기자 입력 2025.06.06 07:06

생애 첫 소속사 계약⋯'한강 참 예쁘다' 발표
"신곡으로 버스킹 100번 목표⋯한강 잠수교서 만나요"

[조이뉴스24 이미영 기자] "제 노래 인생은 이제 1막입니다."

한강 잠수교 아래, 기타를 치며 신곡 '한강 참 예쁘다'를 나즈막히 부르는 가수가 있다. 지나가는 이들의 귀를 붙잡는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은 가수 장우재다. 얼굴도 이름도 낯선 장우재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내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며 '발로 뛰는' 홍보를 택했다. '100번의 신곡 버스킹'을 목표로, 아주 오래토록 마음을 담은 노래를 부를 참이다.

장우재 프로필. [사진=로켓 드라이브]장우재 프로필. [사진=로켓 드라이브]

가수 장우재가 최근 신곡 감성 발라드 '한강 참 예쁘다'를 발표했다. 5년 만에 발표하는 정식 음원이자, 생애 첫 소속사 계약을 맺고 내는 음원이다. "노래를 접으려 했다"는 장우재는 어쩌면 마지막일지 모른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과거 오디션 프로 출연⋯생계 위해 밤 업소서 노래도"

올해 33살인 장우재는 8년 전인 25살, 노래하는 인생을 시작했다. 여느 때처럼 길거리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던 장우재는 팬이었던 추승엽을 우연찮게 만났고, 그 인연으로 첫 싱글 음원을 냈다. "음원이 나오면 잘 되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안고 있었지만, 현실은 상상과는 달랐다.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지도, 꾸준히 노래를 할 여건이 되지도 않았다.

엠넷 '슈퍼스타K 5'와 '판타스틱 듀오' 등 오디션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지만 탈락했다. 장우재는 "그 때는 너무 긴장을 많이 해서 제가 준비한 것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그 친구들은 무엇을 할 때 자기 자신이 빛이 나는지 그 방법을 아는 것 같은데, 나는 돋보이는 방법을 몰랐다"고 돌이켰다.

음악 활동을 놓지 않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고, 활동은 여의치 않았다. 어려운 집안 형편까지 알게 되면서 노래만 고집할 수 없었고 회사로 출근하는 직장인이 됐다.

"여러가지 사정이 겹쳤어요. 누나들이 '어머니가 많이 아프다'며 집안의 부채에 대해 이야기 해줬어요. 몇 년 동안 저 하고싶은 음악 하라고 이야기를 안했나봐요. 코로나까지 오면서 행사도 취소가 됐고요. 생활비도 벌어야 했고, 가족에 대한 책임감도 생겼어요. 점점 자신감도 잃고, '여기까지인가'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꺾였어요. 반도체 약품, 오수 처리하는 회사에 취업했는데 쉽진 않았어요. 목에 화상을 입기도 했어요."

장우재 프로필. [사진=로켓 드라이브]장우재 프로필. [사진=로켓 드라이브]

회사를 다니면서도 틈이 나면, 버스킹을 하러 거리로 나갔다. 그러던 그에게 '한강 참 예쁘다' 원곡의 주인공인 선묵이 다시 한 번 손을 내밀었다. 퇴직금을 들고 서울로 올라온 그는 새로운 음악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한편, 생계 유지를 위해 밤 업소에서 노래를 했다. 계획한 프로젝트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 또 한 번 좌절감을 느끼던 찰나, 지금 소속사의 대표가 명함을 줬다. 난생 처음 소속사가 생긴 그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했다.

"얼떨떨 했어요. 첫 회사잖아요. 계약하고 돌아가는 길에 친구와 통화하는데,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만 둬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던 와중에 나를 알아봐주는 사람이있다는 것이 감사했어요. 이제는 운명 같은 것을 믿을 나이가 지났다고 생각했는데, 모든 것이 맞아 떨어지면서 '운명인가' 싶었어요.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조금 시간이 걸렸지만 날 알아봐주고 인정 받았다는 마음에 벅차서, 첫 회식 때도 눈물을 흘렸던 것 같아요(웃음).

박재정도 감탄한 목소리⋯"노래 그만 두질 않아 참 다행"

소속사 로켓드라이브 김태완 대표는 진흙 속 보석이라고 표현했다. 장우재의 노래하는 영상을 본 소속사 직원들은 만장일치로 계약을 찬성했다.

유튜브 영상에서도 그가 노래하는 모습을 본 네티즌들은 탄탄한 보컬 실력과 감미로운 음색을 칭찬했다. 장우재가 홍대 거리에서 부른 박재정의 '헤어지자 말해요' 커버 영상은 3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박재정과 함께 이 노래를 부르기도 한 그는, 원곡 가수를 감탄 시키기도 했다.

"박재정 씨가 콘텐츠를 위해 주변에 노래 잘하는 사람을 찾았고, 제가 우연찮게 하게 됐어요. 제가 한강에서 돗자리 깔고 앉아 노래를 하고 있는데, 박재정 씨가 와서 노래를 같이 불렀어요. 저도 '슈퍼스타K 5'에 나가서 광탈하고 통편집 됐는데, 그걸 기억하고 있더라고요. 감동이었죠."

장우재 프로필. [사진=로켓 드라이브]장우재 프로필. [사진=로켓 드라이브]

장우재에게 보컬의 강점을 묻자 "보이스컬러가 아닐까 싶다. 저와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신곡 '한강 참 예쁘다'는 장우재의 장점이 잘 깃든 노래다. 예쁜 고백의 순간을 담은 발라드곡으로, 밋밋하게만 보였던 세상을 색색의 빛들이 가득한 세상처럼 보이게 만들어준 상대에게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고 말하는 내용이 가사에 담겼다. 노랫말처럼, 장우재도 색색의 빛들로 가득찬 세상에서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노래를 그만 둘 뻔한 적이 두 번 있었는데, 그만두지 않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 노래인데, 그걸 다 지우고 산다는 것이 상상이 안되요. 이제는 돌아갈 구멍이 없으니 이 악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마음의 부담감을 많이 내려놓고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행복하게 노래하고 있어요."

장우재는 "지금까지 보낸 시간들이 하나의 과정이었다"라며 "이제 드디어 내 인생의 1막이 시작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여전히 8년차 무명가수지만, 희망과 꿈을 품은 장우재의 세상이 참 예쁘다.

/이미영 기자(mycuzm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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