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 여왕' 이동은, 메이저퀸으로 우뚝…"실력 쌓아 LPGA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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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더 보태면 상금왕도 노려볼 만…퍼트 연습 많이 했다"

이미지 확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는 이동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세리머니를 하는 이동은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음성=연합뉴스) 권훈 기자 = "빠르면 내년쯤…."

15일 한국 여자 골프 최고 권위의 메이저대회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이동은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 계획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나 이동은은 "실력을 쌓은 다음에 가겠다"면서 "국내에서 상금왕이나 대상은 받아야 미국 무대에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 막 첫 우승을 차지한 2년 차 선수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일인자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야심을 지닌 사실을 내비친 셈이다.

이동은은 국가대표를 거쳐 지난해 KLPGA투어에 데뷔했다.

두 차례 준우승 등 눈에 띄는 성적을 거뒀지만, 신인왕 레이스에서는 메이저대회인 KB금융 스타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국가대표 1년 후배 유현조에게 밀렸다.

하지만 이동은은 워낙 뛰어난 장타력에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오는 탄도 높고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언제든 우승이 가능한 재목으로 꼽혔다.

이동은은 지난해 장타 3위에서 올해는 장타 1위가 됐고, 그린 적중률도 작년엔 10위였지만 올해는 1위를 달린다.

다만 이동은의 약점은 퍼팅이었다,

작년과 올해 모두 퍼팅 순위는 90위 밖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퍼팅 순위가 전체 출전 선수 가운데 16위에 올랐다. 그린 적중률 2위에 퍼팅까지 따라주니 이동은의 우승 가도는 거침이 없었다.

이미지 확대 우승 퍼트를 넣고 기뻐하는 이동은.

우승 퍼트를 넣고 기뻐하는 이동은.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조직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동은은 "드라이버와 아이언 샷은 워낙 감이 좋아서 요즘은 공식 연습일 때도 퍼트 연습을 주로 했다. 가장 중점을 준 연습은 거리를 맞추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샷에 자신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퍼트 연습에 공을 더 들였다는 얘기다.

그는 "퍼팅할 때 전보다 그립을 좀 더 견고하고 잡았다"면서 "기술적으로는 손바닥이 약간 앞을 보는 식으로 잡았는데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동은은 2라운드를 마치고선 "기술적으로 큰 변화는 없고 퍼팅 때 들어간다는 자신감이 더해졌고 나름대로 감각을 찾은 느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오랜 고민과 노력 끝에 얻어낸 퍼팅 실력이라는 뜻이다.

경기 때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이동은은 이날 최종 라운드 경기도 무표정으로 치렀다.

이미지 확대 기자회견에 나선 이동은

기자회견에 나선 이동은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최대한 내 경기에 집중했다. 다른 선수는 의식하지 않으려 했다"고 말했다.

이동은은 노승희, 김시현과 쫓고 쫓기는 선두 경쟁을 벌이던 13번 홀(파4)에서 1m가 조금 넘는 파퍼트를 놓쳤다.

이 3퍼트 보기로 단독 선두에서 공동 선두로 내려왔다.

짧은 거리 퍼트를 자주 놓치곤 했던 이동은이라 흔들릴 법도 했지만, 이동은은 "아찔했지만 남은 홀이 많이 빨리 잊어버리려 노력했다"고 돌아봤다.

이동은은 18번 홀(파4)에서 김시현이 버디를 잡아 1타차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파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켜 우승을 확정했다.

60㎝에 불과한 파퍼트였지만 이동은은 "떨렸다"고 말했다.

"굉장히 떨렸다"는 이동은은 "이것만 넣으면 끝난다는 생각에 숨을 참고 넣었다"고 당시의 압박감을 털어놨다.

이미지 확대 아이언샷을 앞둔 이동은

아이언샷을 앞둔 이동은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조직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챔피언 퍼트를 넣고 속으로 신나고 기뻤지만, 현실이 아닌 듯했다. 실감이 안 났다"고 웃음을 지었다.

"작년부터 우승을 아깝게 놓쳤기에 우승이 더 간절했다"는 이동은은 "작년부터 챔피언조에서 우승 경쟁하면서 무너졌던 경험, 떨렸던 경험, 느꼈던 것들이 쌓여 오늘 우승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동은은 "요즘 롤 모델은 로리 매킬로이이다. 나도 투어에서 공 잘 치는 선수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서 "쇼트게임이 더 정교해지고, 이번 우승으로 자신감 더해져서 기회가 오면 더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고 앞으로 더 많은 우승을 예고했다.

이번 우승으로 상금랭킹 3위가 된 이동은은 "우승을 더 보태면 상금왕도 한번 노려볼 만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khoo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15일 18시4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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