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보다 어렵다" 사장님들 '한숨'…알바 근무시간에 '벌벌' [김대영의 노무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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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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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 3명의 출퇴근 시간을 엑셀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출근 시간이 5~10분씩 달라지는 데다 휴게시간을 언제 줬는지도 기억에만 의존해왔어서다. 임금명세서는 세무대리인이 보내주는 자료만 믿고 있었지만 근로시간 기록과 임금대장이 맞지 않으면 노동청 점검 과정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뒤늦게 근태관리 앱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분위기 확 바뀐 근로감독…"장사보다 서류가 어렵다"

근로시간 관리 의무화 관련 논의에 탄력이 붙으면서 사업장마다 이를 관리할 플랫폼 서비스를 찾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22일 인적자원(HR) 업계에 따르면 현장 감독은 이미 전과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4월 '공짜노동 근절을 위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지침'을 시행하면서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고 실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과 약정 수당을 비교해 부족분을 지급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임금대장·임금명세서에 실제 근로시간이 제대로 반영됐는지도 주요 점검 대상이 됐다.

소상공인들의 경우 근로시간 관리 의무화를 단순한 행정절차 확대로만 볼 수 없는 처지다.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4대 보험, 임금명세서, 근로계약서, 휴게시간, 근태기록이 한꺼번에 맞물려 있어서다. 특히 카페나 음식점처럼 시간제 근로자·단기 근로자가 많은 업종은 시급 계산뿐 아니라 주휴수당·휴게시간 부여 여부, 급여명세서 산출 근거 등을 매번 따져야 한다. 사장 한 사람이 영업·회계·인사노무 업무를 동시에 맡는 영세 사업장에선 이미 "장사보다 서류가 더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감독에서도 이 같은 취약성이 드러났다. 고용노동부가 포괄임금 오남용 의심 사업장 101곳을 감독한 결과 포괄임금 활용 사업장 79곳 중 34곳에서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미지급이 확인됐다. 체불액은 4억4800만원. 연장근로 한도 위반 사업장은 34곳, 근로시간 기록·관리 위반 사업장은 27곳으로 파악됐다. 음식점·숙박 등 서비스업과 정보기술(IT) 업체가 주요 감독 대상에 올랐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청주 지역 프랜차이즈 카페·음식점 33곳을 감독한 결과에서도 근로계약서와 임금명세서 작성·보존, 휴게시간 관리가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HR 플랫폼 찾는 사장님들…식음료·외식업 비중 커

소상공인들은 정부 지원을 활용해 HR 플랫폼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고용노동부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HR 플랫폼 13곳의 이용료를 최대 18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스마트폰·PC 출퇴근 기록, 전자근로계약서, 자동 급여정산, 임금대장 작성, 모바일 임금명세서 발급 기능을 지원한다.

특히 외식업과 소규모 매장에 특화한 근태관리 서비스는 정부 감독 강화 이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인사관리 플랫폼 가치업의 경우 지난달 기준 가입자 수가 작년 11월 대비 138% 증가했다. 근로자 사망 사고로 논란이 된 런던베이글뮤지엄 사례에 이어 정부의 근로시간 관리 의무화 추진이 맞물린 영향에 따라 가입자가 늘었다. 가치업 업종별 사업자 비중을 보면 식음료·외식업이 41%로 가장 많았다.

가치업 관계자는 "런베뮤 사건을 계기로 김영훈 장관이 출퇴근 기록 의무화를 강조한 작년 11월 말 이후인 12월부터 사용자 유입 증가가 두드러졌고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도 지침을 시행한 지난 4월 초부터 본격적인 급증세 구간에 진입해 지난달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며 "미리 대비해 노무 이슈를 방지하겠다는 분위기여서 모바일 근태관리 플랫폼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귀띔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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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시간 체크, '리스크 관리' 영역으로 확대"

일반 기업도 근로시간 관리 의무화가 논의되자 대응 방안을 내놓고 있다. 포괄임금제나 고정OT를 운영해온 기업은 근로계약서 문구만 고치는 것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실제 출퇴근 기록, 연장근로 사전승인, 휴게시간, 재택·외근 근무기록, 급여 산정, 임금명세서 등이 맞아떨어져야 한다.

포괄임금제를 유지하더라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라 계산한 법정수당이 약정 수당보다 많으면 차액을 토해내야 한다. 인사노무 부서 입장에선 포괄임금제 폐지 여부보다 근로시간 기록과 급여 데이터가 서로 맞물리는지를 면밀히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사내 분쟁은 또 다른 숙제다. 가장 직접적인 쟁점은 임금체불이다.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이 약정 수당보다 많을 경우 부족분을 청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질 수도 있다. 근로시간 인정 범위도 불씨로 꼽힌다. 퇴근 후 업무 메신저 보고, 대기시간, 출장 이동시간, 재택근무 로그 기록 등의 근로시간 포함 여부가 분쟁 대상으로 떠오를 수 있다.

또 출퇴근 누락, 관리자 사후 수정, 자동 휴게시간 공제, 위치정보 오류가 발생할 땐 시스템 기록 자체가 분쟁의 빌미가 된다. 위치정보, 생체인증, PC 사용기록을 근태관리에 활용할 경우 개인정보와 사내 감시 논란도 예상된다.

플랫폼 업계는 이 틈을 파고들고 있다. 시프티는 출퇴근·근무일정·휴가·전자결재·급여정산을 묶은 통합 근태관리 솔루션을 내세웠다. 다우오피스는 그룹웨어 기반 강점이 있다. 메일·전자결재와 근태·연차·급여·경비관리를 한 시스템에서 처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플렉스는 근로시간 데이터와 임금 데이터의 정합성을 강점으로 제시했다.

HR 업계 관계자는 "근로시간 관리는 이제 단순한 출퇴근 체크가 아니라 임금체불, 개인정보, 조직문화 전반에 걸친 리스크 관리 영역으로 확대됐다"며 "사용자는 실제 근무한 시간과 이미 지급한 임금이 서로 맞아떨어지는 구조를 갖추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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