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저를 보러 오시려 했던 팬들도 계셨을 텐데, 그분들에게 너무 죄송합니다.”
충격의 커트 탈락을 앞둔 임성재(27)가 국내 팬들과 더 오랜 시간을 함께하지 못하게 된 것을 아쉬워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임성재는 25일 경기 파주 서원밸리C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우리금융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이븐파 71타를 쳤다. 이틀 합계 4오버파 146타를 적어낸 임성재는 오후 2시 기준 공동 79위에 머물러 커트 탈락 위기에 놓였다. 현재 예상 커트 통과 기준은 2오버파다.
임성재는 2라운드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장에서 “어제보다 감은 좋았는데, 잘 친 샷도 거리 계산이 생각보다 안 된 게 많았다”며 “스리퍼트도 나오면서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못 치려고 한 건 아닌데, 바람이 많이 불어 샷이 헷갈릴 때가 많았다”며 “주말에 경기를 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져 너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날도 100여 명의 팬들이 18홀 내내 따라다니면서 임성재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그는 자신을 보기 위해 대회장을 찾은 팬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면서 “파5홀에서만 버디를 했고, 그린 주변에서 두 차례 벙커샷을 예술적으로 했던 것 같다”며 “그런 장면에서 갤러리분들이 좋아해 주셨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성재는 다음달 1일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 CJ컵 바이런넬슨에 출전한다. 그의 메인 스폰서가 후원하는 대회다. 당초 임성재는 우리금융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다음날인 28일 오전 비행기로 떠날 예정이었다. 그는 예선에서 탈락하면 출국 일정이 달리지는 지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고 했다.
CJ컵 이후 일정도 중요하다. PGA투어 시그니처 대회인 트루이스트 챔피언십과 시즌 두 번째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이 연달아 열리면서다.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5위를 기록했기에, 임성재에 향한 기대감이 더욱 커진 상태다. 임성재는 “올해 PGA 챔피언십이 웰스 파고 챔피언십이 열리던 퀘일할로에서 열린다”며 “최근 2년 연속 톱10(2023년 공동 8위·2024년 공동 4위)에 입상했기에 저에게는 편한 느낌이 드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임성재를 올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아에 없는 건 아니다. 그는 올가을 예정된 제네시스 챔피언십 출전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임성재는 “확실하진 않지만, 가을에 또 한국에 올 생각은 하고 있다”고 했다. DP월드투어와 KPGA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오는 10월 23일부터 나흘간 펼쳐지며, 장소는 아직 미정이다.
파주=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