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교수도 책 베껴"…문체부 차관도 당한 저작권 침해(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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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보호 캠페인' 선포식서 피해 경험 소개…"K-콘텐츠 4억건 침해"

문체부, 저작권 보호 홍보대사에 십센치 위촉…'10대 실천과제'도 발표

이미지 확대 축사하는 용호성 문체부 1차관

축사하는 용호성 문체부 1차관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문화체육관광부는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2025년 저작권 보호 캠페인' 선포식을 열고 저작권 보호와 존중 문화 확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선포식에서는 국내 저작권 보호 업무를 총괄하는 용호성 문체부 1차관이 직접 당한 저작권 침해 경험을 밝혀 이목을 끌었다.

축사자로 나선 용 차관은 "저도 예전에 썼던 책과 관련해 저작권 침해를 받은 경험이 있다"며 "한 대학 교수가 발간한 책에 낯이 익은 문장이 있어 살펴보니 제 책의 한 챕터를 고스란히 옮겨 쓴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또 다른 교수님 한 분은 머리를 좀 쓰셔서 제 책 두 권의 내용을 하나로 묶어 요약해 책을 출간했다"며 "이른바 지식인이고 문화계에서 활동하는 사람마저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바닥에 추락해 있다는 사실에 굉장히 분노했다"고 덧붙였다.

용 차관은 행사 이후 취재진을 만나 "이름만 들어도 누군지 알 수 있는 유명한 현역 교수들이었다"며 "따로 형사 고소 절차를 밟진 않았고 성명을 공개할 생각도 없지만 씁쓸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해외문화홍보원장과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을 지낸 용 차관은 2020년 예술 관련 전문서적인 '예술경영'(김영사)을 출간하는 등 총 10건의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다.

용 차관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저작권 침해에 관해서도 대책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저작권 침해가 24억건 정도 발생했는데 그 중 약 4억건이 한국 콘텐츠를 대상으로 했다"며 "저작권 침해가 국내만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너무 많이 일어나고 있어 이제는 대처 방안에 관해 진지하게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미지 확대 문체부 저작권 보호 홍보대사에 위촉된 가수 십센치

문체부 저작권 보호 홍보대사에 위촉된 가수 십센치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문체부는 선포식에서 가수 십센치(10CM·본명 권정열)를 저작권 보호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2010년 데뷔한 십센치는 '아메리카노', '안아줘요', '사랑은 은하수 다방에서' 등의 히트곡을 냈고 작곡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저작권 보호 캠페인 노래 제작과 홍보 콘텐츠 참여 등을 통해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을 알린다.

십센치는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해온 것을 예쁘게 봐주신 것 같다"며 "좋은 메시지들을 널리 전파할 수 있도록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에서는 향후 캠페인 추진 방향과 국민이 함께 실천할 '10대 저작권 보호 실천과제'도 발표됐다. 10대 실천과제로는 '불법 영상물 유통 사이트는 끄기', '불법 출판물은 공유도 사용도 하지 않기' 등이 선정됐다.

선포식 이후에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을 기념한 토크 콘서트도 열렸다. 웹소설 '중증외상센터'의 한산이가 작가가 자신의 창작 경험을 토대로 '저작권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했다.

hyun@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4월23일 17시32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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