팻 겔싱어 CEO 사임 이후 3개월만에 새 수장 찾아
말레이시아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자란 아시아계
미국 반도체 설계 기업 케이던스디자인 CEO 역임
모바일·AI 적응 못해 위기 빠진 인텔 숙제 만만찮아
[아이뉴스24 박지은 기자]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 이사회는 새 최고경영자(CEO)로 립부 탄 전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임명했다고 13일 밝혔다.
립부 탄 신임 CEO는 오는 18일(현지시간)부터 인텔을 이끌게 된다.
![립부 탄 인텔 신임 CEO. [사진=인텔]](https://image.inews24.com/v1/7496e8d75415e6.jpg)
탄 CEO는 데이비드 진스너와 미쉘 존스턴 홀트하우스가 맡아온 인텔의 공동 임시 CEO 직을 이어받는다. 또 이사회에도 합류한다.
인텔의 신임 CEO 선임은 지난 연말 팻 겔싱어 CEO 사임 후 3개월여 만이다.
탄 CEO는 "인텔 CEO에 합류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인텔에 합류해 인텔 팀 전체가 미래를 대비해 비즈니스를 구축해 온 노력을 기반으로 더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텔은 탄 CEO에 대해 "기술 분야의 오랜 투자자"라고 소개했다.
말레이시아에서 태어나 싱가포르에서 자란 그는 미국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기업인 케이던스 디자인 시스템즈 CEO를 역임했다. 케이던스는 인텔을 포함한 주요 반도체 설계 회사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벤처 투자 분야에서 경력을 쌓은 후 2004년 케이던스 이사회에 합류했으며, 2008년 공동 CEO를, 2009년부터는 단독 CEO로 맡았다.
이후 10년 이상 회사를 이끌며 반도체 설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케이던스와 경쟁사인 시놉시스의 양강 체제를 확립했다. 2022년부터 약 2년간은 인텔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했다.
다만 탄 CEO가 마주한 인텔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인텔은 1970년대 후반부터 50년 가까이 개인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 기술을 주도하며 반도체 산업의 제왕으로 군림해왔다.
하지만 애플의 '아이폰'이 촉발한 모바일 시대에 합류하지 못했고, 최근 인공지능(AI) 흐름에도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력인 CPU 사업에서도 경쟁사인 AMD의 추격이 거센 상황이다.
겔싱어 전 CEO가 2021년 CEO로 취임하며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했지만, 막대한 부채만 남긴 채 지지부진한 상태다.
인텔은 경영난에 빠지며 지난해에만 1만5000명을 정리해고 했고, 오하이오에 짓기로 했던 파운드리 공장 건설 계획도 연기했다.
최근에는 반도체 설계와 제조 부문을 각각 분할해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인텔의 반도체 제조 부문의 유력한 인수 대상으로는 대만 TSMC가 거론된다.
TSMC는 인텔의 공장을 운영할 합작회사에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퀄컴이 투자할 것을 각사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은 기자(qqji0516@inews24.com)포토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