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일랜드의 인구 6100명 작은 어촌도시 포트러시가 ‘잭팟’을 터뜨렸다. 이 지역의 로열포트러시GC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153회 디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700만달러)에 약 27만8000명의 골프팬이 몰리면서다. 디오픈의 성공이 북아일랜드 전체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북아일랜드는 인구 192만 명, 면적 1만4135㎢로 영국 4개 구성국(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가운데 존재감과 경제력이 가장 떨어지는 곳으로 꼽힌다. 올해 북아일랜드에서 열린 디오픈은 이 지역의 위상을 한껏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이 골프장에서 디오픈을 치러낸 북아일랜드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교통망과 숙박시설을 크게 개선했다. 전 세계에서 몰린 골프팬 덕분에 포트러시 지역 식당들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뤘다. 포트러시의 펍 ‘더퀘이스’ 총지배인은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디오픈을 앞두고 한 달치 맥주를 들여왔는데 닷새 만에 모두 동났다”고 말했다.
가장 큰 흥행 요소는 역시 ‘북아일랜드의 영웅’ 로리 매킬로이(사진)다. 6년 전 포트러시에서 열린 디오픈은 1억파운드(약 1868억원)의 경제효과를 냈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으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이번 대회를 통해 고국으로 돌아왔다. 매킬로이를 보려는 고국팬과 세계 골프팬이 모이면서 대회는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셰필드할람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SIRC)는 이번 디오픈이 총 2억1300만파운드(약 3980억원)의 경제효과를 낸 것으로 분석했다. 2022년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에서 열린 150회 디오픈이 3억700만파운드(약 5736억원)의 효과를 만들어낸 것에 비하면 작은 규모로 알찬 성공을 이뤄낸 셈이다.
두 번의 디오픈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포트러시는 골프관광 도시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로열포트러시GC는 예약이 75% 늘어났다”며 “일반 관광객에 비해 세 배 이상의 비용을 지출하는 골프관광객이 북아일랜드를 찾는다는 점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북아일랜드의 이미지 개선은 가장 큰 자산이다. 로열포트러시GC 회원이자 스포츠마케팅 전문가 스티브 마틴은 “예전엔 북아일랜드 출신이라고 하면 정치적 혼란 등 부정적 이미지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골프와 매킬로이에 대해 말한다”며 “골프가 북아일랜드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