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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 캡쳐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선임기자 = 20세기 전반기 독일과 일본의 군사적 팽창은 유럽과 아시아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독일은 두 차례 세계대전의 '뇌관'이었고, 일본은 '대동아공영권'을 내세워 한반도와 중국, 동남아 일대를 짓밟았다. 두 나라는 패전 후 무장 해제와 전범국 멍에를 감내해야 했다. 독일은 분단을 감수하며 핵무기를 포기했고, 일본은 '평화헌법'이란 족쇄를 채웠다. 패전의 트라우마는 수십년 동안 두 나라의 군사적 야망을 옭아맸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종종 닮은 얼굴로 찾아온다. 독일은 '시대전환(Zeitenwende)'을 선언하고, 올해 국방비를 1천억 유로(약 171조 원)를 웃도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세계 상위권으로 부상했다. 재정 규율과 분리된 군비 증강을 추진하고, 병력 증원과 징병제 부활 논의도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으로 높이고 장거리 스탠드오프 미사일을 포함한 '반격 능력'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 탄약·군수 생산 기반 강화를 위한 공공투자 확대를 추진 중이다. 집권 자유민주당의 선거 압승으로 평화헌법 개정 논의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양국의 재무장 배경에는 공통된 위협이 자리하고 있다. 독일에는 러시아가, 일본에는 중국이 안보불안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압적인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촉매로 작용했다. 일본에서 "유사시 미국이 우리를 지켜줄 것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은 15%에 그쳤고, 독일에서도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보는 비율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동맹의 시대가 흔들리자, 독일과 일본이 군사 대국화의 길로 들어선 형국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역내 질서에 미칠 파장이다. 독일 재무장은 유럽의 안보 자율성을 높이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EU) 전체가 8천억 유로 규모의 '유럽재무장계획(REARM Europe Plan)'으로 집단 군비 증강에 나서면서 러시아와의 군사적 긴장을 한층 고조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본의 군사력 확대도 억지력을 높일 수 있겠지만, 중국과 북한의 군비 경쟁을 자극할 가능성이 있다. 재무장은 억지와 불안이라는 두 얼굴을 지닌다. 군비를 늘릴수록 안보가 취약해지는 악순환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특히 일본의 재무장은 한국에 민감한 문제다. 서방 언론은 일본의 군사력 확대를 '역내 안보분담 확대'로 조건부 환영하는 기류지만, 과거사 미청산과 맞물린 동북아의 시각은 다르다. 안보 협력의 필요성과 역사적 기억 사이에서 복합적 대응이 요구된다. 일본이 비핵 3원칙을 폐기하고 핵무기 반입을 허용하면 한반도 주변의 전략 환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독일과 일본의 재무장화는 과거의 귀환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의 개막이다. 그 변화의 방향을 읽고 냉철하게 대비해야 한다.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6년02월20일 06시30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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