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준의 과거에서 보내는 엽서] [35] 체 게바라처럼 해보든가

1 month ago 10

1967년 10월 9일 나는 안데스 산맥 밀림에 있다. 여기서 게릴라 체 게바라가 어제 체포되었고, 오늘 축사(畜舍) 같은 학교 건물 안에서 사살된다. 후송 대신 총살을 결정한 것은 CIA가 아니라 볼리비아 바리엔테스 정권의 군부였다. 그들에게 게바라는 당장 안 죽이고는 못 배기는 악마였고 살려두면 뒷감당이 어려운 유명 인사였다. 하루 동안 병원 세탁실에서 전시된 시신은, 두 손만 잘려 쿠바로 보내진 뒤, 암매장됐다. 오사마 빈 라덴의 시신을 망망대해로 던져버린 이유와 같다. 묘지가 상징이 되는 게 두려워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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