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부터 저궤도 이동통신 서비스 시작…무엇이 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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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동진 기자] 이르면 이달부터 국내에서 저궤도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다. 저궤도 이동통신은 자율주행 차량과 스마트 시티 등을 구현할 6세대 이동통신(6G)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산간 오지와 해상 선박, 항공기 등 통신 음영지역도 해소해 생활 편의를 높이는 동시에 첨단 기술 고도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저궤도 위성 / 출처=엔바토엘리먼츠저궤도 위성 / 출처=엔바토엘리먼츠

과기정통부, 스타링크·유텔샛 원웹 등 저궤도 이동통신 서비스 국내 공급 승인

저궤도 위성(고도 300km~1500km)은 정지궤도 위성(고도 3만6000km)에 비해 지구와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 짧은 지연시간으로 고속 통신을 제공할 수 있다. 위성은 지구와 가까우면 통신구역이 좁아지고 지구와 멀어지면 통신구역이 넓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기존 정지궤도 위성은 너무 높은 곳에 위치해 신호를 주고받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안테나 역시 넓은 면적의 신호를 받기 위해 크게 만들어야 하므로 비싸다.

스타링크 수신 안테나 / 출처=스페이스X 홈페이지스타링크 수신 안테나 / 출처=스페이스X 홈페이지

저궤도 위성은 지구와 가까워 빠르고 안정적으로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안테나 역시 작고 저렴하게 제작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다만 저궤도 위성 하나가 커버할 수 있는 면적은 좁기 때문에 지구 전체를 대상으로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수천 기 이상의 저궤도 위성이 필요하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지구 저궤도 위성 통신 서비스 ‘스타링크’가 7000여 개 이상의 위성을 쏘아 올린 이유다. 스타링크는 2030년까지 4만 기 이상의 저궤도 위성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스타링크는 현재 100여 개 국가에서 저궤도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이용자는 약 400만 명, 지난해 매출은 9조 원으로 추산된다.

스타링크는 국내에도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 제공을 준비해 왔으며 스타링크를 비롯한 해외 저궤도 위성통신 사업자의 국내 진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5월 30일 스타링크코리아가 스페이스X와 맺은 국경 간 공급 협정과 한화시스템, KT 샛(SAT)이 영국 유텔샛 원웹(원웹)과 각각 맺은 국경 간 공급 협정 등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의 국내 공급에 관한 협정 3건을 모두 승인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스페이스X나 원웹 등 해외사업자는 국내에서 직접 통신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없다.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국내 기간통신사업자가 해외사업자와 국경 간 공급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후 과기정통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에 스페이스X는 국내에 스타링크코리아를 설립, 국내 기간통신사업자 등록을 마쳤으며 스페이스X와 체결한 협정의 승인을 신청했다. 원엡은 한화시스템, KT샛 등 국내 기간통신사업자와 각각 체결한 협정의 승인을 신청했다. 과기정통부가 해당 3건의 협정을 모두 승인하면서 국내에서 이르면 이달부터 저궤도 이동통신 서비스가 제공될 전망이다.

자율주행·스마트 시티 등 구현할 6G 통신 시대 앞당길 ‘저궤도 이동통신’

앞서 살펴본 것처럼 저궤도 위성은 지구와 가까워 빠르고 안정적인 통신을 제공할 수 있다. 따라서 저궤도 이동통신은 자율주행과 스마트 시티 등을 구현할 6G 시대를 앞당길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자율주행 차량이 안전을 확보하면서 스스로 효율적인 주행을 하려면 차량과 주변기기, 차량과 사물, 차량과 보행자 등 주변 정보 활용이 필수다. 이 같은 주변 정보를 활용하려면 언제 어디서든 안정적인 통신을 달리는 차량에 제공해야 한다. 저궤도 위성통신은 산악지대나 사막, 산간 오지 등 지상 통신망을 설치하기 어려운 지역에서도 안정적인 고속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출처=과기정통부출처=과기정통부

저궤도 이동통신은 하늘 위를 나는 항공기, 바다 한가운데에 있는 선박에도 통신 제공이 가능하므로 음영지대를 해소할 전망이다. 바다 위에서도 안정적인 통신이 가능할 경우 예컨대 해양 조업이나 물류 배송에 나서는 선박의 해외 입·출항 신고를 자동화하는 솔루션도 활용할 수 있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입·출항 신고를 자동화한다면 불필요한 시간 낭비를 최소화해 해양 조업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한국해운협회가 국가필수선박 약 300척에 스타링크 서비스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유다.

저궤도 이동통신은 전쟁의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통신 인프라를 파괴해 우크라이나 군의 통신을 마비시켰지만 스타링크의 지원으로 48시간 만에 통신이 재개된 바 있다.

이처럼 여러 산업에 걸쳐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저궤도 위성 인프라를 선점하기 위해 주요국은 발 빠르게 움직인다.

중국은 중국판 스타링크로 불리는 ‘궈왕’ 프로젝트를 수립, 지난해 첫 번째 위성그룹 발사에 성공했으며, 2035년까지 1만3000개 위성 발사를 목표로 삼았다. 유럽연합도 290여 개 위성으로 구성한 자체 다중 궤도 위성통신망 프로젝트(아이리스 2)를 수립하고 15조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30년 초까지 6G 표준 기반의 저궤도 통신위성 2기를 발사하기로 해 주요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 관련 기술 개발과 국제 협력, 법제 정비 등 선결 과제도 산적해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저궤도 위성통신 시장에 적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저궤도 위성통신 시스템 시범망 구축과 함께 통신위성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도록 준비하겠다”며 “국내 위성통신 산업경쟁력 강화와 우주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방안을 지속해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IT동아 김동진 기자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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