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뜬금없는 덧셈, 무엇일까요. 옷깃 령(領)에 소매 수(袖)를 보태면 영수이고 그것은 우두머리가 됨을 나타내는 산식입니다. 옷깃과 소매는 매우 중요한 부위이기에 말뜻이 그렇게 됐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옷을 들 때 먼저 옷깃이나 소매를 잡는 데서 비롯됐다는 해설도 보이고요. 목을 싸는 깃은 가장 잘 다뤄야 하는 옷 부위 중 하나이기는 합니다. 호주머니가 없던 옛날에 소매는 물건을 간직하는 중요한 공간이기도 했고요. 자전을 보면 領 자체가 거느린다는 뜻도 갖습니다. 한 당파나 무리의 우두머리, 즉 수령(首領)을 의미하기도 하고요.
우두머리는 물건의 꼭대기나 나무 따위의 맨 꼭대기, 어떤 일이나 단체에서 으뜸인 사람을 이름합니다. 이 으뜸인 사람의 유사어로는 괴공(魁公) 대괴(大魁) 두인(頭人) 두취(頭取) 우이(牛耳)가 제시되지만 다들 어렵고 낯섭니다. 머리 수(首)에 으뜸 괴(魁)로 만든 수괴나 괴수가 차라리 쉽고 익숙한 편이지요. 2021년 12월 개정 시행된 현행 형법은 제87조(내란)에서 우두머리는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에 처한다고 규정합니다. 개정 전 조항에 쓰인 수괴가 우두머리로 바뀐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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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말로 꼽힌 우이는 쇠귀에 경 읽기(소의 귀에 대고 경을 읽어 봐야 단 한 마디도 알아듣지 못한다는 뜻으로,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거나 효과가 없는 경우를 이르는 말) 할 때 그 쇠귀가 맞습니다. [우이(를) 잡다] 하면 '어떤 모임 또는 동맹의 우두머리나 간부가 되다' 또는 '자기 마음대로 일을 좌지우지하다'라는 뜻을 표현합니다.
우두머리에서 우두가 소 대가리(牛頭)에서 왔다는 설이 있습니다. 위두(爲頭. 가장 위가 되다, 으뜸이 되다), 위·웃(上) 또는 우뚝하다 유래설도 만만찮고요. 이 우두머리가 갈수록 영수와 다른 단어가 되어갑니다. 영수는 영수회담 같은 말에 쓰이지만 우두머리는 내란 우두머리 같은 말에 주로 쓰이기 때문입니다. 사전 풀이로만 치면 우두머리도 영수와 마찬가지로 수장(首長)이나 수뇌(首腦)의 어감이 있지만, 요즘에는 수괴나 두목(頭目)의 말맛만 진해지는 모습입니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박수밀, 『한자의 쓸모』, 여름의서재, 2024, pp. 266-268. 옷깃과 소매의 기능 설명 인용
2. 장승욱, 『한겨레 말모이』, 하늘연못, 1997, p. 448. 우두머리 풀이 인용
3. 동아 백년옥편 전면개정판(2021년판)
4. 연합뉴스 기사 [이런말저런글] 수괴 → 우두머리, 부화수행 → ? (송고 2025-02-12 05:55) - https://www.yna.co.kr/view/AKR20250211044200546
5. 구글 인공지능(AI) 우두머리 어원 - https://www.google.com/search?q=우두머리+어원&oq=&gs_lcrp=EgZjaHJvbWUqBggBEEUYOzIGCAAQRRg5MgYIARBFGDsyBwgCEAAYgAQyBwgDEAAYgAQyBwgEEAAYgAQyBwgFEAAYgAQyBggGEEUYPTIGCAcQRRg80gEIMjg3OWowajSoAgCwAgE&sourceid=chrome&ie=UTF-8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7월09일 05시55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