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연락할께"라고 톡을 보낸 상대에게 굳이 "'곧 연락할게'가 어법에 맞는 표기야"라고 바로잡지 않는다. '게'로 쓰라는 국문법이 애초에 썩 내키지 않는다. 그뿐만이 아니라 '께'로 쓴다고 해서 뜻을 주고받는 데 지장이 될 일은 더더욱 없다. 오히려 '께'가 더 시원해 보여 소통하는 데 화통한 느낌까지 드는 것은 어쩔 수도 없다. 매일 국어책을 보고 관련 글을 쓰다 보니 병이 생겼다. 교열병이다. 일상 소통에서마저 닥치는 대로 교열하려는 태도다. 예로 든 '읽기'를 할 땐 저렇게 이런 명분 저런 이유를 대어 그나마 잘 참는다. 문제는 '듣기'를 할 때다. 무시로 타오르는 교열 충동에 인내심이 타버리는 경우가 있다. 상대가 "이따가 거기에 들려보려고 한다"라고 하면 "'들려보려고'가 아니라 '들러보려고'야"라고 교정하는 식이다. 이미지 확대 '찰떡' 표준국어대사전 이미지 캡처 참아야 했다. 이 교열에 "그래, 잘났다" 하는 상대의 반응을 듣자마자 바로 후회한다. 이어지는 말은 죽비 소리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어라." 정신이 '또' 번쩍 든다. 이번만이 아니어서다. '들려'이면 어떻고 '들러'이면 어떻냐고. 상대는 무엇보다 개떡같이 말하지도 않았다. 누가 듣더라도 뜻을 잘 말했고, 그 뜻대로 들렸다. 숲, 나무, 줄기는 놓아두고 가지에만 왜 매달렸던지. 병증 탓이 크다. 지엽 말단에만 귀가 쫑긋 서는 중증 교열병. 이 병을 다스리지 못하면 숲도, 나무도, 줄기도 자칫 다 놓칠 판이다. 말이 길다면 특히 더 그렇다. 제발 쓸데없는 짓일랑 그만두고 중요한 것에 귀를 더 기울여라. 상대가 하는 말의 사실들에. "추석에 송편 먹었다"고 했는데, '송편'을 '떡국'으로 알아들어선 곤란하다. 가장 기초적인 듣기다. 이미지 확대 '찰떡' 표준국어대사전 이미지 캡처 '감정'도 들어야 한다. 외출하자고 거듭 말했는데도 상대가 뭉그적대며 연신 "음" "쩝"만 한다면 그건 문장으로 말하지 않았을 뿐, 나가기 어렵다는 마음의 소리를 낸 것으로 들어야 한다. 눈치 없이 더 조르지 마라. 아예 하지 않은 말도 들어야 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이 "배고파" 하면 바로 밥을 차리는 엄마는 그 말을 "밥 줘"로 알아들었기 때문 아닌가. 비틀거나 뒤집어서 들어야 할 말도 있다. 앞선 "그래, 잘났다"는 "됐네, 이 친구야"이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찰떡같이 들어야 한다. 그래야 더 찰떡이 되는 법이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
[이런말저런글] 가까운 사이일수록 찰떡같이 '듣기'
1 hour ago
1
Related
[글로컬] 출근 당기지 않으려 개점 30분 늦춘다는 은행
16 minutes ago
0
배경훈 부총리 "독파모 계속된다…프론티어 AI에도 도전"
2 hours ago
0
아이폰18 프로 재부팅 오류…애플, iOS 업데이트로 긴급 대응
7 hours ago
3
AI 사업 늘리기보다 효과부터…전석훈 의원, 도정 현장도 다시 점검
8 hours ago
3
AIDC 전용요금제 '오리무중'…“구체적 로드맵 제시해야”
10 hours ago
4
SK하이닉스, 내달 2일 임단협 조인식…곽노정 참석 '노사 화합' 도모
10 hours ago
6
구글, EU '검색 데이터·안드로이드 개방'에 소송 제기
11 hours ago
5
2200억 K-에듀파인 고도화 사업, 아이티센엔텍 수주
11 hours ago
4
Tips
click
Popular
손흥민 선제골 발판·골대 불운…LAFC, 7경기 만에 승리
2 weeks ago
54
[르포] '더 똑똑해진 전동 칫솔' 다이슨, 카메라젯 첫 공개···AI 탑재로 또 한 번 혁신
4 weeks ago
44
OpenAI 에이전트들이 RubyGems에 공개되지 않은 공격을 수행함
2 weeks ago
44
© Clint IT 2026. All rights are reserved
![[글로컬] 출근 당기지 않으려 개점 30분 늦춘다는 은행](https://img9.yna.co.kr/photo/cms/2015/11/20/01/C0A8CA3C0000015124DBC70100058539_P4.jpeg)












English (U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