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사진=전자신문 DB]구글이 검색 데이터를 경쟁 검색엔진에 제공하고 안드로이드 주요 기능을 다른 인공지능(AI) 서비스에 개방하라는 유럽연합(EU)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EU는 구글이 쌓아온 검색 데이터와 모바일 운영체제 접근권을 경쟁사에도 열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구글은 이용자 정보와 기기 보안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구글은 EU 집행위원회가 디지털시장법(DMA)에 근거해 지난 7월 확정한 두 건의 조치를 취소해 달라며 룩셈부르크 소재 EU 일반법원에 소송을 냈다.
첫 번째 조치는 경쟁 AI 서비스가 구글의 AI 비서 '제미나이'와 동등한 조건에서 안드로이드 기능을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용자가 원하는 AI 비서를 음성으로 호출하고, 해당 비서가 다른 앱을 조작하거나 화면의 맥락을 파악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접근 범위를 넓히는 내용이다. EU 집행위는 현재 경쟁 AI 비서가 이런 기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해 제미나이와 대등하게 경쟁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두 번째는 구글 검색 데이터를 다른 검색 사업자와 공유하는 조치다. 검색어와 검색 순위, 클릭·열람 관련 데이터를 익명화해 적격 업체에 제공하도록 했다. 검색 기능을 갖춘 AI 챗봇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EU는 구글이 오랜 기간 축적한 대규모 검색 데이터가 경쟁 서비스의 시장 진입을 어렵게 만든다고 보고 있다.
구글은 데이터 개방 과정에서 민감한 검색 내용이 충분히 보호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발했다. 올리버 베델 구글 경쟁정책 담당 선임이사는 이용자들이 매우 개인적인 문제를 검색한다며, 안전장치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러한 검색 질의를 공유하면 사생활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생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드로이드의 핵심 보안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EU 집행위는 개인정보와 기기 보안을 고려한 보호 장치가 이미 결정에 담겼다는 입장이다. 제공 데이터에서 이용자 계정정보와 개인별 검색 이력을 제외하고, 데이터 사용 목적도 검색 서비스의 개발과 개선으로 한정했다. 경쟁 촉진을 위해 어디까지 개방해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이용자 정보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지가 이번 소송의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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