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공지능(AI) 위원장이 소버린(주권) AI를 둘러싼 안보 논쟁과 관련해 “AI 모델뿐만 아니라 반도체 역시 자강 능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유 위원장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에서 열린 ‘유나이트 2026’ 행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미국 등과의 협력이 기본이지만 자강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며 이 같이 말했다. 유나이트는 SK가 주관하는 한국계 AI 기업 연합체 ‘K-AI 얼라이언스’의 연례 행사로, 2023년 출범해 4년차를 맞은 올해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됐다.
유 위원장은 최근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오픈AI 등의 첨단 AI 모델 출시를 통제한 사건이 “앞으로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AI 모델뿐만 아니라 데이터센터, 반도체의 자강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AI칩 스타트업 리벨리온을 언급하며 “엔비디아와 AMD 칩이 있는데 왜 리벨리온이냐고 할 수 있지만, 자강 능력이 없으면 결국 다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리벨리온은 SK그룹이 보유하던 사피온과 합병하면서 SK그룹을 2대 주주로 두고 있다.
유 위원장의 이번 방미는 SK그룹이 미국에서 에너지·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AI컴퍼니’를 설립한 상황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그는 “SK그룹이 강한 것은 에너지와 칩, 즉 공급망”이라며 “AI 팩토리(데이터센터)도 하겠다는 생각이 강하고 우선 인프라가 중점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다음이 유통망에 해당하는 모델과 애플리케이션”이라고 덧붙였다.
유 위원장은 “닷컴 시대의 인프라가 광케이블, 모바일 시대는 LTE였다면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가 핵심인데, 이전과는 달리 병목점이 많아 설치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프라의 시대가 길어지는 만큼 아직 수익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AI어플리케이션 기업들을 보살피는 사회적 책임의 측면에서도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K-AI 얼라이언스에는 AI반도체, 인프라, AI모델, 어플리케이션 등 분야별 스타트업 50개가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SK 계열사와 협력할 수 있는 한국계 창업 기업이 그 대상이다. 그간 SK텔레콤이 주관하던 K-AI 얼라이언스는 올해부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 AI위원회로 이관되며 그룹 차원의 프로젝트로 승격됐다. 유 위원장은 “회원사를 100개까지 늘리겠다”며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에서 AI 하는 스타트업의 상당 부분을 우리가 같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 AI 스타트업 생태계의 가능성도 높이 평가했다. 유 위원장은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뛰어나다”며 “중동 같은 국가도 중국과 미국이 아닌 다른 어떤 나라를 파트너로 삼을까 하면 한국을 고려하게 된다”고 평가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임프리메드·사운더블헬스·리얼월드·가우스랩스·프라임마스·망고부스트·파네시아 등 7곳이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 설명회(IR)를 열었다. 스티브 장 킨드레드벤처스 대표는 ‘실리콘밸리 벤처투자자가 전망하는 AI 시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고, AI 병목 현상과 데이터센터 트렌드, 실리콘밸리 AI 반도체 동향을 주제로 한 패널 세션도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서는 참가사들이 기존의 네트워킹 중심의 협력을 넘어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 AX 등과 공동 기술을 개발하고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는 등 다양한 협력 기회를 확보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한다는 새 운영 전략 'K-AI 얼라이언스 2.0'도 공개했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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