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 해킹에 보안 강화 '사활'…이통3사 투자 규모 봤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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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휴대폰 판매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서울 시내 휴대폰 판매점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최혁 기자

이동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가 정보보호 투자 비용을 일제히 늘리고 있다.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정보보호가 더 이상 단순 해킹 위험 대응 문제가 아닌 이통3사 본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분야로 떠오르면서다.

LG유플러스는 29일 용산사옥에서 보안 전략 간담회를 열고 앞으로 5년간 정보보호 투자에 7000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연평균 1400억원 규모로, 정보보호에 약 828억원을 투자한 LG유플러스는 연간으로 전년 대비 30% 이상 투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통3사 모두 보안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이날 간담회에서 "보안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보안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통신사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의 보안 분야 경쟁은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은 것이다. 당장 SK텔레콤은 지난 5일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5년간 정보보호에 7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KT는 지난 15일 SK텔레콤을 능가하는 수준인 '정보보호 분야 5년간 1조원 투자' 방침을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이날 KT보다 더 많은 정보보호 투자비를 제시하진 않았으나, 투자 규모를 계속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전부터 이미 정보보호 투자에 꾸준히 힘 써왔다는 얘기다.

이날 홍관희 LG유플러스 정보보안센터장은 "수치적 측면보다 약속드리는 건 정보보호 투자금이 최소 경쟁사 대비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이라며 "투자비를 줄이지 않으면서 보안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통3사 간 정보보호 분야 투자를 비교해 보면 지난해 기준 LG유플러스는 전년보다 정보보호 투자금을 31.1% 늘렸다. 정보보호 전담 인력은 86% 증가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 포함)과 KT의 경우 투자금액은 증액했으나 관련 인력은 줄었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기자회견과 간담회에서 5년간 정보보호 투자액을 늘리는 동시에 인력도 보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처럼 이통사 간 '정보보호 경쟁'이 벌어지는 것은 보안 신뢰도가 통신사를 선택하는 '중요 기준'이 됐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 사태 이후 통신사의 높은 보안 수준은 가입 선택 기준의 기본값이 됐다"며 "가격도 저렴한데 안전하기까지 하다면 통신사를 안 옮길 이유가 없다. 이 때문에 이통3사가 정보보호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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