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도전' 앞둔 박민지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독하게 플레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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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지가 5일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를 앞두고 5연패를 뜻하는 손가락 5개를 펼쳐보이고 있다. KLPGA 제공

박민지가 5일 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스를 앞두고 5연패를 뜻하는 손가락 5개를 펼쳐보이고 있다. KLPGA 제공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독하게 플레이하겠다."

한국 여자골프의 '기록제조기' 박민지가 또하나의 새로운 역사에 도전한다. 단일대회 5회 연속 우승, 그리고 투어 통산 최다 우승 타이기록(20승)을 한번에 노린다. 오는 6일 강원도 원주 성문안(파72)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총상금 12억원)가 무대다.

박민지는 이 대회에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여자골프에서 단일 대회 최다 연패 기록으로, 해외로 범위를 넓히면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001년부터 2005년까지 5년 연속 미즈노 클래식을 제패한 바 있다. 박민지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소렌스탐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을 갖게 되는 셈이다.

올 시즌 초에만 해도 박민지의 대기록 도전은 성사가 불투명했다. 셀트리온이 대회 주최 여부를 시즌 시작 이후까지도 확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셀트리온 퀸드 마스터즈가 역사속으로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었다. 박민지로서는 단일 대회 5연패 도전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 뻔 한 것이다.

지난 4월, 셀트리온 퀸즈 마스터즈가 극적으로 대회 개최를 확정하며내서 박민지의 위대한 도전도 가능해졌다. 대회를 앞두고 박민지는 도전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긴장감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그는 "단일 대회 5연패 도전은 다시 오지 않을 소중하고 영광스러운 기회"라며 “기록은 깨라고 있는 것이라 믿는다. 이런 상황을 즐겁게 누리면서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독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민지는 KLPGA투어의 대표 강자였다. 2021년, 2022년 각각 6승씩 올리며 KLPGA투어의 '여왕'으로 우뚝 섰다. 이듬해에는 2승, 작년에는 1승을 더하며 투어에서 총 19승을 올렸다.

투어 통산 최다승인 20승을 기록한 故 구옥희, 신지애와 이름을 나란히 올리는데 단 1승만 앞둔 상황. 올 시즌 흐름도 좋은 편이다. 8개 대회에 출전해 3번의 톱10을 비롯해 6개 대회에서 상위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최근 2주 연속 공동 9위와 공동 10위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박민지에 대한 기대가 커진 이유다.

하지만 박민지는 "20승 기록은 생각하지 말자고 다짐했다"고 털어놨다. 직전 대회였던 sh수협은행 mbn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우승 경쟁에 나섰을 때, 기록 달성이 눈앞에 다가오자 오히려 우승에서 멀어졌던 경험 탓이다. 그는 "지난주 경기를 끝내고 집으로 가면서 기록을 신경 쓰지 말자고 다짐했다. 골프를 계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20승과 21승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KLPGA

사진=KLPGA

대기록 달성에 가장 큰 변수는 코스다. 지난해 강원도 양양 설해원에서 열렸던 대회는 올해 원주 성문안으로 장소를 옮겼다. 그래도 박민지는 자신감을 보였다. 이 대회 첫 우승이 서서울CC였고, 이후 설해원으로 옮긴 뒤에도 우승했기 때문이다. 그는 "코스에 대해 많이 고민하기 보다는 부담감을 어떻게 하면 잘 이겨내고 내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성문안은 언듈레이션이 많고, 공략 포인트가 좁아서 대회마다 선수들을 애먹여온 코스다. 박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아이언과 퍼트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아이언샷과 퍼트를 최대한 날카롭게 가다듬고 있다"고 귀띔했다.

올 시즌 박민지는 코스 안팎에서 밝은 모습으로 팬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긍정적이고 밝은 친구들을 볼때마다 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그러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박민지의 위대한 도전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힘을 실었다. 서 회장은 박민지가 5연패에 성공하면 장학금 2억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박민지는 "서 회장님의 아름다운 기부가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작년 이 대회에서 4연패에 성공한 상금과 보너스를 모두 기부한 바 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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