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는 '트럼프의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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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는 '트럼프의 베트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책사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트럼프의 베트남’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키이우와 깨끗하게 결별하지 못한 것이 대통령의 실수”라고 주장했다.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에 빨려 들어가 ‘린든 존슨의 전쟁’이 ‘닉슨의 전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우크라이나 대학살을 종식할 협상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했다. 만약 이번 협상이 결렬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다시 침공하면 트럼프 업적엔 큰 오점이 될 것이다.

사이공은 함락…키신저는 노벨상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배제한 피터 헤그세스 국방장관 발언을 철회하는 등 상충되는 신호를 보냈다.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 특사는 우크라이나는 협상 테이블에 앉겠지만 유럽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러 회담에서 우크라이나는 제외됐다. 1972년 8월 3일 헨리 키신저가 닉슨에게 북베트남과 평화 협정을 맺을 확률이 50 대 50이라고 전한 날에도 지금처럼 안보가 최대 관심사였다. 미군이 철수한 후 북베트남이 전쟁을 재개할 것이란 두려움이 있었다. 닉슨과 키신저도 미국이 철수하면 사이공 정부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들이 실제로 원했던 것은 미군 철수와 남베트남 함락 사이 ‘적절한 시간 차’였다.

1973년 1월 27일 체결된 파리 평화 협정은 남베트남의 응우옌반티에우 대통령이 강요받은 협상이었다. 닉슨 정부가 압박했지만 그는 용감하게 협상에 임했다. 협정이 체결되고 9개월 후인 1973년 10월 키신저와 북베트남의 레둑토는 노벨평화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지만 레둑토는 수상을 거부했고, 1975년 4월 30일 북베트남 탱크는 사이공으로 진격했다.

베트남과 우크라이나엔 중요한 차이가 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선 미군이 싸우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인의 끈기도 다르다. 키이우는 푸틴 침공 이후 10일 내 함락될 것이라는 예상을 깨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트럼프 평화 협정이 결렬돼도 우크라이나가 항복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평화 협정이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안보의 신뢰성에 달려 있다. 트럼프 측근은 푸틴이 가장 반대하는 조항이 평화를 보장하는 데 가장 필요한 조항이라고 지적한다. 러시아 지도자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가 합의를 지키도록 하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

우크라가 베트남과 다른 이유

2015년 민스크에서 체결된 합의는 평화 회복을 위한 것이었지만 러시아 침략에 대한 심각한 결과가 들어 있지 않았다. 1994년 부다페스트 각서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핵무기를 포기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우크라이나가 여전히 핵을 보유하고 있었다면 러시아가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를 보존할 수 있는 강력한 협상을 타결할 수도 있다. 이번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러 회담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배제된 것과 미국·베트남의 비밀 협상에는 유사점이 있다. 트럼프는 이번 협상이 재앙으로 끝나면 그 책임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원제 ‘Will Ukraine Be Trump’s Viet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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