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 제쳐둔 BNK 박혜진 "김단비 힘들게 하는 게 우리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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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결정전 첫판서 14점·6리바운드로 역전승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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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산=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김)단비 언니가 힘들도록 만드는 게 우리가 해야 할 것 중 하나예요. 남은 시리즈에서도 계속 그렇게 갈 겁니다."

여자농구 부산 BNK의 박혜진은 16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24-2025 챔피언결정 1차전이 끝난 뒤 김단비와의 우정은 잠시 내려놓고 우승을 향해 치열하게 맞붙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혜진의 소속팀 BNK는 이날 아산 우리은행을 상대로 16점 차 열세를 뒤집고 역전승을 일궜다.

박혜진은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와 함께 한국 여자 농구를 이끌어 온 베테랑이다.

둘은 함께 태극마크도 달았고,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엔 우리은행에서 챔프전 우승 트로피도 함께 들어 올렸다.

올 시즌을 앞두고 박혜진이 BNK로 옮겼고, 챔프전 외나무다리에서 맞붙게 됐다.

첫판에서 박혜진은 14점 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고, 김단비는 20점 18리바운드 더블더블로 활약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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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과 김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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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진은 체력 한계에 직면한 김단비를 향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면서도 '더욱 힘들게 하겠다'며 경기장 안에서는 프로답게 적팀의 김단비로 상대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박혜진은 "단비 언니는 팀 내에서 나보다 역할이 많기 때문에 진짜 힘들 것 같다"며 "오늘 경기 전엔 '마지막까지 왔다. 우리 나이엔 다치면 안 되니 언니도 힘내라'라고 서로 응원했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우리가 가장 경계하고 막아야 하는 선수"라고 김단비를 예우한 박혜진은 "언니가 힘들어한다고 해서 그냥 내버려 둘 수 없다. 그걸 신경 쓸 수는 없다"며 "남은 시리즈에서도 계속 그렇게 갈 것"이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박혜진은 통산 챔피언결정전 8회 우승에, 역대 최초이자 유일한 3년 연속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미 선수로서 이룰 건 거의 다 이뤘음에도 불구하고 매 경기를 필사적으로 뛰는 이유에 대해 박혜진은 "농구 선수로 살면서 계속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을 뿐"이라며 "지금보다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연습한 걸 믿고 해왔다. 흘린 땀만큼 결과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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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박혜진, 이이지마 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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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우승을 몇 번 했는지 잘 모르겠다. 우승을 생각하면서 농구하고, 시즌을 준비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한 박혜진은 "멀리 보면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 하루 하루를 열심히 했을 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잘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열심히 해볼 생각"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우리은행을 상대로 챔프전 기선제압에 성공했지만, 박혜진은 부족했던 점부터 되짚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선수들이 리듬을 놓치지 않고 잘 집중해줬다"면서도 "약속한 수비가 잘되지 않으면서 주지 않아도 되는 득점이나 찬스를 만들어 준 부분은 아쉬웠다"며 "2차전에서 보완해서 나오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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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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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점 14리바운드로 활약한 김소니아는 "초반에 너무 흥분해서 내 리듬을 잃었는데, 후반전엔 내가 잘하는 리바운드를 좀 더 신경 쓰고, 몸싸움과 허슬플레이에 집중하면서 리듬을 찾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4쿼터에서만 7리바운드를 책임지며 역전승의 선봉에 선 김소니아는 "그냥 별생각 없이 미친 듯이 (공을 잡으러) 들어갔다"며 "좀 더 내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후회 없이 리바운드를 따내면 이길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soruha@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3월16일 18시08분 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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