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 들기 위해 LA 왔다" 손흥민, LAFC 입단 공식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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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8.07 13:09 수정2025.08.07 13:09

 손흥민이 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LAFC 기자회견에서 베넷 로즌솔 공동 구단주(왼쪽), 존 소링턴 회장과 함께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LAFC 기자회견에서 베넷 로즌솔 공동 구단주(왼쪽), 존 소링턴 회장과 함께 등번호 7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새롭게 '0'에서 시작하게 됐는데, 이 클럽과 헤어질 땐 '레전드'로 불리며 나가고 싶습니다."

7일(한국시간), 미국프로축구(MLS) 로스앤젤레스(LA)FC의 공식 홈구장 BMO 스타디움에 검정색 바탕에 금색으로 7번을 새긴 유니폼을 든 손흥민은 다소 낯설었다. 하지만 특유의 환한 미소로 "이 구단과 도시,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기 위해 LA에 왔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에서 10년간 활약한 손흥민이 LAFC 이적을 공식 선언했다. LAFC는 이날 "토트넘으로부터 손흥민을 완전 영입했다"며 "축구 역사상 가장 재능 있고 인기 있는 아시아 선수 중 한 명인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활약한 끝에 LAFC에 합류한다"고 발표했다. 토트넘도 홈페이지 첫 화면에 "쏘니(손흥민의 별명)가 MLS의 LAFC로 떠났다"고 공식 발표했다.

LAFC는 "손흥민은 2027년까지 지정 선수(샐러리캡을 적용받지 않는 선수)로 등록되며, 2028년까지 연장 옵션이 있다. 추가로 2029년 6월까지의 옵션도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1992년 7월생인 손흥민은 연장 옵션이 모두 가동된다면 만 37세 가까이 될 때까지 LAFC 유니폼을 입고 뛰게 된다.

사진=LAFC 홈페이지 캡처

사진=LAFC 홈페이지 캡처

MLS 사무국은 리그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을 '아시아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 '토트넘의 레전드' 등으로 소개하며 이적료가 최대 2650만달러(약 367억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다.

존 소링턴 LAFC 회장은 "손흥민은 세계적인 아이콘이자, 세계 축구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선수"라며 "구단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경기장 안팎에서 지역 사회에 큰 영감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공동 구단주인 베넷 로즌솔은 "쏘니를 LAFC와 우리 도시로 데려오는 것은 몇 년 동안 우리의 꿈이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이 프로 생활 중 유럽 밖에서 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인 LA에서, 큰 야망을 가진 LAFC에 합류하게 돼 매우 자랑스럽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어 "프리시즌을 잘 치르고 왔기 때문에 몸 상태에 대해선 걱정하실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최대한 빨리 경기장에서 인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이제는 '친정팀'이 된 토트넘도 이별을 알리면서 10년간 손흥민의 업적을 자세히 전했다. 토트넘은 "33세의 쏘니는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며 "454경기에서 173골을 넣어 우리 구단 역사상 역대 5번째로 높은 기록을 세웠다"고 소개했다. 이어 "그의 가장 큰 업적은 2025년 5월 (스페인) 빌바오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승리로 구단을 이끈 것"이라며 "그는 우리 역사상 주요 트로피를 들어 올린 주장 13명 중 하나가 됐다"고도 했다.

대니얼 레비 토트넘 회장은 "릴리화이트 셔츠를 입은 역대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지난 10년간 지켜보는 즐거움을 안겼다"며 "쏘니는 이 구단에 너무나 많은 것을 줬고 우리는 영원히 감사할 것이다. 그는 언제나 우리의 사랑하는 토트넘 가족 구성원으로서 구단에서 환영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트넘은 홈페이지로 손흥민이 팬들에게 남긴 작별인사와 마지막 인터뷰 등도 공개했다. 손흥민은 영상에서 트레이드 마크인 '찰칵 세리머니'가 펼쳐지는 가운데 "여러분은 언제나 제 사진 안에 있다"며 "여러분은 나를 북런던에서 맞아줬고 성장을 지켜봐줬다. 아름다운 순간에도,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함께 있어줬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을 맡게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했지만, 여러분에게 우승을 안기겠다고는 항상 꿈꿨다"며 "수년간 감사했다. 모든 사진을 간직해 달라. 여러분은 항상 액자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적이) 이제까지 내린 가장 어려운 결정 중 하나였다"며 "토트넘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고 언제나 내 가족일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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