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경험 없어도 빠른 공 무기로 KBO리그 연착륙
이미지 확대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알렉 감보아(28·롯데 자이언츠)가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하나씩 지워내며 롯데의 1선발로 자리매김했다.
프로야구 롯데는 찰리 반즈가 어깨를 다치자 5월에 감보아를 영입했다.
감보아는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서도 '구위'로 주목받은 왼손 투수다.
하지만, 한 번도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했고, 마이너리그에서 선발 투수로 풀 타임을 치른 적이 단 한 시즌도 없었다.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9이닝당 볼넷이 5.59개에 달할 정도로 제구도 불안했다.
한국 무대 첫 경기였던 5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마운드를 오래 내려다보는 습관 탓에 2회 2사 만루에서 '삼중도루'를 허용했다.
감보아는 KBO리그 첫 경기에서 4⅔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고전해 패전의 멍에를 썼다.
자신의 약점을 인정한 감보아는 롯데 코치진의 조언에 따라 투구 자세를 바꿨다.
땅을 오래 보지 않아도 왼손 파이어볼러 감보아는 평균 시속 152㎞, 최고 157㎞의 빠른 공을 던졌다.
감보아의 슬라이더 구속도 최고 시속 147㎞에 이른다.
직구와 슬라이더를 의식한 타자들은 감보아가 가끔 섞는 시속 120㎞대 커브와 130㎞대 체인지업을 가만히 지켜볼 수밖에 없다.
이미지 확대
[롯데 자이언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감보아는 6월 3경기에서는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해 승리도 낚았다.
6월 성적은 3승, 평균자책점 1.37, KBO리그 성적은 3승 1패, 평균자책점 2.59다.
볼넷은 24⅓이닝 동안 5개만 허용(9이닝당 1.85개)하며, 마이너리그에서 보인 제구 불안을 노출하지 않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투수는 쉽게 공략할 수 없다"며 "감보아는 6, 7회에도 시속 150㎞를 쉽게 넘긴다"고 구속을 감보아의 KBO리그 연착륙 배경으로 꼽았다.
실제 감보아는 14일 SSG 랜더스와 방문 경기에서도 6회에 시속 154㎞ 빠른 공을 던졌다.
롯데는 KBO리그에 적응하려는 감보아의 태도에도 높은 점수를 준다.
롯데 주장 전준우는 "감보아가 팀 문화에 잘 적응했다.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하려고 한다"며 "실력과 좋은 태도를 모두 갖춘 선수라서 앞으로도 좋은 역할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감보아는 "내가 등판할 때 야수들이 필요한 점수를 뽑고, 불펜 투수가 잘 지켜준다. 포수와 경기 전후로 대화를 많이 하며 KBO리그 타자에 대한 정보도 얻는다"며 "홈 경기는 물론이고 원정 경기에도 관중석을 가득 메우는 롯데 팬들을 보며 큰 힘을 얻는다. 이렇게 응원받는 환경에서 야구하고 있으니, 마운드 위에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jiks79@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2025년06월17일 09시08분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