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젠더 1호 연예인 하리수가 데뷔 초 겪은 성희롱 사례를 전했다.
10일 유튜브 채널 '이게진짜최종'의 '파자마파티'에는 하리수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하리수는 반려동물에 대한 애정, 펫로스 증후군 고백 등과 함께 트랜스젠더 연예인으로 활동하며 겪은 고충을 전했다.
하리수는 "1991년 보조 출연을 시작으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며 "그 당시엔 호적도 남자였고, 성 정체성 문제로 포기한 게 많고, (성 정체성에 관해) 얘기했다가 (계약이) 무산된 것도 진짜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영화 출연 제안을 거절했다가 아우팅 협박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리수는 "영화 제의가 있었다"며 "트랜스젠더가 남자와 성관계를 맺고 기를 빨아먹으면 나로 변신하는 이야기였는데, 이 영화에 나와서 이렇게 소비되고 끝내고 싶지 않았다"며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자 제작사 측에서는 "네가 트랜스젠더인 걸 밝히겠다"고 했고, 하리수는 "내가 동의한 적도 없는데 왜 그렇게 하냐고 했지만, 그 후 8개월 정도 '연예계 일을 그만둬야 하나' 방황했다"고 고백했다.
2001년 하리수라는 이름을 알린 화장품 광고 뒷얘기도 전했다. 하리수는 "너무 좋은 기회 아니냐. 여자 배우, 여자 연예인에겐 최고의 로망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도 공개적으로 트랜스젠더임을 알리게 된 후 "진짜 (트랜스젠더인 게) 맞냐고 여자인지 확인해봐야 한다고 성관계를 요구하고 옷을 벗어보라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래서 역할을 포기하고 계약 못한 게 수두룩하게 많다"고 전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어 "사랑받을 때도 앞에선 웃으면서 얘기하지만, 뒤에선 딴 얘기를 하고 그랬다"면서 남모를 아픔을 전했다.
하리수는 대한민국 최초 트랜스젠더 연예인으로 가수, 배우, 모델, 방송인 등 다방면으로 활동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성전환 수술받았고, 연예계 데뷔 후 성별 정정 및 개명 신청을 하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