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오라클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수요에 힘입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냈다. 그러나 AI 인프라 사업 확대를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 비용이 예상보다 커지면서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하락했다.
오라클은 10일(현지시간) 2026회계연도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192억달러(약 29조2512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2.11달러로 24% 늘었다.
시장 예상치인 매출 191억달러, 조정 주당순이익 1.97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실적 성장은 클라우드 인프라 사업이 이끌었다. 4분기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 매출은 58억달러(약 8조836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93% 증가했다. 전체 클라우드 매출도 99억달러(약 15조826억원)로 47% 늘었다. AI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수요가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스트럭처(OCI)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수주잔고 성격의 잔여 이행 의무(RPO)는 4분기 말 6380억달러(약 971조원)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63% 증가했고, 직전 분기보다 850억달러 늘었다. 오라클은 RPO 증가분의 대부분이 대규모 AI 계약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투자 부담이다. 지난 5월 31일로 끝난 분기 자본지출은 약 165억달러(약 25조1377억원)였다. 연간 자본지출은 557억달러(약 84조8589억원)로 회사가 앞서 제시한 500억달러 전망치를 넘어섰다. 자본지출은 주로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을 반영한다.
오라클은 AI 데이터센터 확대를 위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도 나서고 있다. 회사는 2026회계연도에 부채 430억달러(약 65조 5105억원)와 주식 발행 등 자기자본성 자금 50억달러(약 7조6175억원)를 조달했다. 2027회계연도에도 부채와 지분을 합쳐 약 400억달러(약 60조9400억원)를 추가 조달할 계획이다.
오라클은 고객이 GPU 구매 비용을 선지급하거나 직접 구매해 공급하는 구조의 AI 계약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AI 계약에서 선지급되거나 고객이 공급한 하드웨어 규모는 750억달러(약 114조2625억원)에 달한다. 회사는 이 구조가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필요한 자본 조달 부담을 줄인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은 AI 인프라 성장성과 투자 부담을 함께 주목했다. 오라클은 2027회계연도 자본지출 전망을 별도로 제시하지 않았다. 월가에서는 2027년 5월 종료 회계연도 자본지출을 617억달러(약 94조원)로 예상하고 있다.
오라클 주가는 정규장에서 201.26달러로 마감한 뒤 시간외 거래에서 약 4.4% 하락했다. 실적과 수주는 성장했지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수익성과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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