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김현수]불현듯 찾아온 자동차 시장의 ‘아이폰 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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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산업1부장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종은 으레 국산차였다. 그런데 이변이 일어났다. 올해 5월과 7월 두 번이나 중국 상하이에서 제조한 테슬라 ‘모델Y’가 기아 ‘쏘렌토’와 현대차 ‘더 뉴 그랜저’를 각각 제치고 1위가 됐다. 수입차·중국산·전기차라는 ‘아웃사이더’ 조합이 국산 내연기관차를 이긴 셈이다. 떨어진 가격과 완전자율주행(FSD) 기대감이 이변의 배경으로 꼽힌다. 물론 월별 판매량은 프로모션이나 입항 일정 같은 변수에 좌우되곤 한다. 그럼에도 한국 완성차 업계에선 폭풍 전야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소비자가 먼저 변했다 소비자들이 차를 고르는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 위기감의 근원이다. 테슬라 ‘모델Y’는 중국산이라 안전 인증 문제로 FSD 기능을 쓸 수 없다. 그런데도 향후 탑재 기대감이 현재 차량의 상품성에 포함되는 기묘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엔진 성능 같은 하드웨어에서 자율주행 경험이라는 소프트웨어가 새 구매 기준으로 끼어든 것이다. 출고되면 성능이 고정됐던 자동차가 ‘무선(OTA·Over The Air) 업데이트’를 통해 나아지는 플랫폼이 됐다. ‘지금 타기 좋은 차’를 넘어 ‘앞으로 더 똑똑해질 차’가 구매 판단에 들어온 셈이다. 미국산 테슬라 일부에 FSD가 열리자 심지어 중국산 테슬라 차주들이 규제 당국에 FSD 기능을 허용해 달라며 요구하고 나서는 상황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규제 당국도 유럽 소비자들의 FSD 허용 요구 여론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현상은 17년 전 ‘아이폰 상륙 전야’를 떠올리게 한다. 애플 아이폰은 2007년에 공개됐지만 한국에는 2009년 11월에 들어왔다. 2년여 동안 한국이 스마트폰 혁명의 ‘갈라파고스’가 된 배경엔 한국 기술 표준규격 ‘위피(WIPI) 탑재 의무화’라는 진입장벽이 있었다. 위피 폐지를 두고 당시 규제 당국은 한국 산업 보호와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사이에서 고민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스마트폰을 경험한 소비자들의 눈높이는 이미 달라져 있었다. 휴대전화가 손 안의 컴퓨터임을 감지한 소비자는 과거로 돌아갈 수 없었다. 결국 위피는 폐지됐고, 미뤄둔 스마트폰 혁명이 한 번에 들이닥쳤다. 국내 휴대전화 산업도 급격한 사업 재편과 구조조정을 피하지 못했다.‘메이드 인 차이나’ 공습까지 더해져 통신 규격인 위피와 생명이 직결된 자동차 안전 규제를 같은 선상에 놓긴 어렵다. 하지만 아이폰 사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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