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덕 논설위원 일본 규슈섬 구마모토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저팬 파워’의 부활을 상징하는 곳이 됐다. 그것도 해외 기업 유치를 통해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구마모토 1공장은 입지 발표부터 완공까지 3년이면 충분했다. 건설 기간은 2년이 채 안 걸렸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일정이다. 지금 짓고 있는 2공장까지 TSMC의 총투자액은 3조 엔(약 26조 원) 안팎인데, 약 40%를 일본 정부 보조금으로 충당한다. 본섬 히로시마에서는 지난달 미국 마이크론이 공장 증설 기공식을 열었다. 2013년 일본 엘피다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다. 이곳 역시 투자액 1조5000억 엔 중 3분의 1 이상을 일본 정부가 댄다.해외 기업 찾아오게 만드는 일본 2021년 이후 해외 반도체 기업의 대일 투자액은 6조 엔에 달한다. 일본은 원래도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이다. 파격적인 보조금과 행정적 뒷받침으로 해외 기업을 끌어들인 일본은 이 생태계를 더 탄탄하게 키울 수 있게 됐다. 이는 또 다른 공장 유치나 기존 설비 증설을 유도할 잠재력을 높인다. 생태계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대거 만들어지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일본은 여기에서 멈출 생각이 없다. 이번에는 노동 규제 완화로 승부수를 띄웠다. 2018년부터 ‘월 45시간’으로 제한하던 근로자 잔업 시간을 다음 달부터 자유롭게 풀기로 한 것이다. 지금도 법률적으로는 노사 합의 시 월 100시간 잔업도 가능하다. 하지만 후생노동성의 강한 요구 때문에 대부분의 현장에서는 월 45시간 잔업 시간 규제가 적용돼 왔다. 8년 만에 이 규제에 손을 대는 이유는 단 하나, 국가 경쟁력 강화일 것이다. 당장 반도체 산업이 혜택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호황에서 과실을 최대한 확보하려면 ‘속도 경쟁’이 가장 중요하다. 일본은 행정적, 금전적 지원에서 이미 기업 유치 경쟁력을 입증했다. 여기에 근로 유연성까지 더하면 또 하나의 동력을 얻게 된다. 첨단 장비를 설치하고, 그 장비를 최적화해 불량률을 낮추고, 고객사에 적기 납품까지 마치는 과정에서 상당 기간 핵심 인력들의 집중 근무가 필수적이다. 이를 막고 있던 장벽이 이번에 대폭 낮아지는 셈이다. 차세대 반도체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 분야는 더 말할 것도 없다.국내 기업...
[오늘과 내일/김창덕]‘구마모토 속도전’ 日 근로시간 제한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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