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과 내일/김재영]전쟁 중에 “쏠까요 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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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논설위원 아무리 좋은 질문이라도 때가 맞아야 의미가 있다. ‘공부가 인생의 전부인가’라는 질문은 중요하지만, 중요한 시험을 앞두고 이런 회의에 빠져선 안 된다. 전쟁과 평화에 대한 근원적 성찰은 필요하지만, 당장 방아쇠를 당겨야 할 전쟁터에선 철학적 고민을 할 여유가 없다. 그런데도 지금 우리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패권을 놓고 겨루는 전장에서 이런 한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22일 기후에너지환경부는 국무회의에서 ‘원전 공론화 추진 계획’을 보고했다. 위원장 포함 11명 이내의 중립적 인사로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고, 연말까지 시민참여단의 숙의 토론과 전문가 공개토론회, 온라인 의견 수렴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미래 에너지 믹스에서 원전이 맡을 역할’을 종합적으로 논의한다는데, 이런 모호하고 거시적인 화두를 던져놓고 제대로 된 해답이 나올지 의문이다.이미 수차례 확인된 원전 국민 공감대 원전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이미 확인됐다. 1월 정부가 한국갤럽을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89.5%가 원전 필요성에 공감했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의 2분기 에너지 국민인식조사 결과에서도 차기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신규 원전 건설을 반영해야 한다는 응답이 82.9%였다. 게다가 정부가 반도체와 AI 등 ‘3대 메가 프로젝트’를 확정하면서 2040년 최대 전력 수요 예상치는 1억6500만 kW(킬로와트)로 천문학적으로 늘어났다. 이미 원전을 빼고는 다른 대안을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정 공론화를 하고 싶었다면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선언하기 전에 “막대한 전력이 드는 반도체와 AI 산업을 할까요, 말까요”라고 물었어야 했다. 하지만 국가의 미래와 생존이 걸린 산업을 포기할 수 없는 노릇이니, 원전 역시 포기할 수 없는 게 수순이다. 다이어트를 결심했다면 식단과 운동은 당연히 따르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충은 정부의 굳건한 의지로 박아두고 원전만 따로 떼어내 도마 에 올린다면 ‘선택적 공론화’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공론화, 이번에도 책임 회피용 되나 요식행위에 그쳤던 과거 공론화 사례를 보더라도 이번 절차가 과연 필요한지 의문이 든다. 정부 입장을 ‘국민의 뜻’으로 포장하거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엎어버리는 일이 허다했다. 7월 촉법소년 연령 기준 공론화를 통해 ‘13세로 하향’이라는 권고안이 나왔지만, 이재명 대통령이 “너무 미약하지 않으냐”며 추가 토론을 지시해 논의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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