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골퍼' 박희영, 프로생활 마침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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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골퍼' 박희영, 프로생활 마침표

22일 경기 안산 더헤븐CC(파72) 18번홀(파5). 1.5m 퍼트가 살짝 비껴가 보기로 홀을 마감한 박희영(사진)이 두 팔을 번쩍 들었다. 가족에게 축하받은 그는 끝내 눈시울을 붉히면서도 환한 미소를 잊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에서 개인 통산 7승을 달성하며 활약해온 20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한 순간이었다.

박희영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를 끝으로 공식 은퇴했다. 이날 오전 치러진 2라운드 잔여 경기까지 중간합계 8오버파 152타를 치고 대회를 마무리한 그는 “둘째를 임신한 지 5개월째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더 세게 치고 싶었는데 아기를 생각하다 보니 마음껏 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후회는 없다”고 밝혔다.

2004년 아마추어로 KLPGA투어 첫 승을 거둔 박희영은 2005년 프로 전향 이후 KLPGA투어 4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3승을 올렸다. 오는 11월 둘째를 출산할 예정인 박희영은 “이제는 가족을 위해 살아야 할 때”라고 은퇴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박희영은 한국 여자골프 1세대 ‘엄마골퍼’다. 서른 살을 전후해 은퇴를 선택하는 많은 선수와 달리 박희영은 첫째 출산 이후에도 투어와 육아를 병행해 후배에게 새로운 길을 보여줬다. 그는 “불안한 마음에 출산 7개월 만에 복귀했는데 몸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충분한 휴식 후 투어에 복귀해도 늦지 않다고 후배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희영의 인생 2막은 골프 지도자가 될 전망이다. 그는 “어린 친구들이 행복하게 골프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안산=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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