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세탁을 너무 자주 하면 물과 에너지를 과하게 소비하게 된다. 세제와 섬유유연제로 인해 수질 오염도 유발한다. 세탁 과정에서 배출되는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의 연구에 따르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채취된 해수 샘플에서 상당량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세탁 과정에서 배출된 미세플라스틱이 하수를 통해 어느 정도는 바다로 유입되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프랑스는 세계 최초로 올해부터 자국에서 판매되는 세탁기 신제품에 미세플라스틱 합성섬유 필터를 의무적으로 탑재하도록 하고, 필터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은 정부 지원 및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세탁기 필터를 의무적으로 부착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으나 지난해 국회 회기 만료로 폐기됐다.
한국 정부는 2021년부터 미세플라스틱 저감을 위한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다양한 정책을 시행해야 한다. 예컨대 ADEME처럼 권고안을 마련할 수 있다. 자연 친화적인 세탁 방법을 홍보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국민 인식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국민들의 세탁 습관과 환경 인식을 조사해 정책 수립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옷을 얼마나 자주 세탁해야 할지는 환경 보호와 위생 사이의 균형을 잡는 문제다. ADEME의 권고안은 환경 보호를 위한 중요한 시도이나 국민들의 실생활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점은 아쉽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첫걸음은 환경과 위생의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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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프랑스 트루아공대 환경정보기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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